‘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선물 보따리를 들고 부모친지를 찾아뵐 생각에 마음이 설레지만, 민생 환경은 힘들고 우울하기 짝이 없다. 자그마한 선물을 사려 해도 가벼워진 호주머니 탓에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이들이 많다. 팍팍한 살림살이와 줄어든 수입 탓에 오히려 명절이 부담스럽다는 하소연이 부쩍 많이 들려온다.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에다 뛰는 집값과 물가까지 서민들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추석 전 여론을 들어보니 기업인, 직장인부터 주부, 신혼부부에 이르기까지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와 걱정이 쏟아진다고 했다. 오랜만에 친척·친구끼리 만나도 상대적 박탈감, 소외감을 느끼지는 않을까 마음이 무겁다. 중소기업인·영세 상인들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에 직격탄을 맞게 됐다며 한숨을 쉬고 있다. 직원, 아르바이트생에게 보너스라도 듬뿍 쥐여주고 싶지만, 형편이 말이 아니어서 쉽게 마음을 먹지 못하고 있다.
취직 못한 젊은이는 친척 보기가 부끄러워 어디에서 시간을 보낼지 고민한다. 젊은 부부는 친지에게 ‘아이 낳지 않느냐’는 얘기를 들을까 봐 조마조마하다. 이들에게는 추석이 전혀 즐겁지 않다. 심각한 불황이 빚어낸 풍경이다.
서민에게는 먹고사는 것이 무엇보다 절박한 문제지만, 정부가 아랑곳하지 않은 것 같아 더 화가 난다. 서민들을 위한다는 정부가 결과적으로 서민들에게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으니 분통이 터진다. 그나마 남북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난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 성과가 정치·외교 문제에 머물지 말고 경제로 이어지길 갈망하는 이들이 많다. ‘북한 특수’가 불꽃처럼 일어나 경기 침체의 돌파구가 되길 바라마지 않지만, 단기간에 효과를 낼 수 있는 사안이 아니어서 여간 아쉽지 않다.
추석은 가족·친지들이 오랜만에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는 날이다. 이런저런 걱정과 근심을 내려놓고 서로를 북돋우고 격려하는 날이 되어야 한다. 명절마다 부자가 이념 문제로 다투다가 차례를 못 지낸 집도 여럿 있다고 하니 상대에 대한 배려와 말조심이 우선이다. 모두가 마음만은 넉넉한 추석이 되었으면 좋겠다.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