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성장애인의 꿈을 응원합니다."

여성장애인 정리수납 자격과정 교육을 통한 역량 강화 프로그램
여성장애인 정리수납 자격과정 교육을 통한 역량 강화 프로그램 '자신만맘(Mom)'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경주에 사는 여성장애인 박진영(가명) 씨는 청각장애와 만성질환으로 몸이 불편한 남편, 어린 두 자녀와 함께 작은 원룸에 살고 있다. 내년 초등학교에 입학할 아들과 3살 딸은 한창 얘기를 많이 할 나이이지만, 진영 씨 집은 적막하기만 하다.

"남편 병원비와 생활비로 아이들에게 책 한 권 사줄 여유가 없어요. 이러다가 발달 시기를 놓쳐 엄마, 아빠처럼 말을 못 하는 것은 아닐지 걱정만 늘어갑니다."

이런 박 씨가 최근 용기를 내 사회에 첫발을 내딛으려 한다. 경북사랑의열매가 경북여성장애인복지관과 함께 진행하는 여성장애인 역량강화사업 '자신만맘(Mom)'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두 기관은 여성과 장애의 이중 차별로 의무 교육도 받지 못하고 낮은 취업률, 저임금 속 절대 빈곤에 처한 여성장애인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이들 기관은 박 씨와 같은 경북 지역 여성장애인에게 자녀 양육 교육, 정리 수납가 교육을 시행해 가정 내 엄마로서 자리매김하도록 지원한다. 또 수납정리가, 정리수납 강사로 자립하도록 돕는다.

박 씨처럼 청각장애를 겪는 엄마를 만나 아이 언어발달을 돕는 '사운드북'도 빌려준다. 박 씨는 "마냥 부족한 엄마라고만 생각했다"며 "경북사랑의열매와 경북여성장애인복지관의 도움으로 이제는 '워킹 맘'이 될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고 했다.

경북사랑의열매에 따르면 경북도 내에는 자녀를 키우는 여성장애인이 1만4천여 명에 이른다. 이들은 어렵게 결혼해도 남편과 소통하기 어렵고, 양육의 어려움, 빈곤 등으로 비장애인보다 2배 이상 높은 이혼을 겪는다.

경북사랑의열매와 경북여성장애인복지관은 여성장애인이 가정과 사회 내에서 자립하도록 자녀양육 교육 등 각종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읍면동 주민센터, 장애인 단체 등과 연계해 42명을 도왔고 자녀양육과 소통, 정리수납 교육 등으로 여성장애인 31명에게 수납전문가 2급 자격을 따게 했다.

경북여성장애인복지관 관계자는 "많은 여성장애인은 여성과 장애라는 이중적 차별을 겪고 있고 '무성적 존재'로 인식돼 여러 불이익을 겪고 있다"면서 "박 씨처럼 어려움에 처한 이웃이 꿈과 희망을 가지도록 더욱 힘을 쏟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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