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은행장 자격요건 논쟁 배경에 관심 쏠려

1985년에 건립된 대구은행 수성동 제1본점 건물이 최근 리모델링 공사를 완료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1985년에 건립된 대구은행 수성동 제1본점 건물이 최근 리모델링 공사를 완료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DGB금융지주와 대구은행 이사회가 '지배구조개선안'을 두고 갈등을 빚는 가운데 '임원경력 5년 이상'이란 은행장 후보 자격요건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주는 지난달 21일 외부컨설팅을 통해 마련한 지배구조개선안을 발표했고, 이달 19일 이사회를 열어 개선안과 관련한 내부규정을 개정할 계획이다.

지주는 현재 '금융회사 경력 20년 이상'인 기준을 '금융권 임원경력 5년 이상'으로 변경하려 한다. 국내 다른 은행장의 경우 전북은행(9년)과 신한은행(7년), KB국민은행(5년) 등 최소 5년에서 평균 8년의 임원경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주 관계자는 "대구은행도 과거 은행장들의 평균 임원경력이 5년을 넘었다"며 "사업본부와 경영관리 등 다양한 경험을 쌓은 후보자가 은행을 잘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은행 이사회는 "개선안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재 은행 상황에 당장 적용하기에는 무리"라고 반발하고 있다. 현직 임원 가운데 개선안의 자격요건에 해당하는 사람이 없가 때문이다.

현재 대구은행에서는 박명흠 은행장 직무대행의 임원경력이 가장 길다. 2014년 12월부터 임원을 시작해 올해 말이면 4년을 채운다. 이외에 부행장보 2명과 상무 3명은 각각 2016년 12월과 2017년 12월에 임원이 됐고, 나머지 임원 7명은 올해 7월에 상무로 승진했다. 임원 13명 중 만 2년이 되지 않은 사람이 12명이나 되는 셈이다.

은행 이사회 관계자는 "현직을 제외한 퇴직 임원 중에서도 3명 정도가 자격요건을 충족할 뿐이고, 이들마저도 경찰 수사 등으로 논란이 있는 상황"이라며 "개선안을 따르면 은행장 공백이 장기화되거나, 지역사회가 반대하는 지주 회장의 은행장 겸직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절충안을 마련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주의 개선안을 장기적인 목표로 정하고, 현실을 고려해 한시적으로 자격요건을 완화하자는 것이다. 대구은행 새 노조 관계자는 "조직의 안정화를 위해 한시적으로 현재의 기준(금융회사 20년)을 적용하거나, 지주 개선안보다 자격요건을 몇 년 더 낮출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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