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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DNA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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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종철 논설위원
서종철 논설위원

유럽 각국에서 무슬림 등 반이민 정서가 고조되자 몇 해 전 덴마크의 한 여행사가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렛츠 오픈 아워 월드'(Lets Open Our World)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국적과 다양한 외모를 가진 피실험자 67명의 유전자를 분석하는 실험이다.

DNA 검사를 통한 자기 정체성 확인이 프로젝트 취지였다. 혈통에 대한 확신, 순혈주의의 근거가 과연 타당한지 DNA로 확인하자는 것이다. 유튜브에 'DNA 여행'이라는 타이틀로 공개됐는데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 무슬림 피가 흐르는 유대인 청년, 서아시아인 유전자를 물려받은 백인 여성, 영국·독일·아일랜드 등 다양한 유전자 조합을 가진 남성 등 67명 모두 혼혈인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요즘 미국 정가에서는 인디언 혈통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의 입씨름이 한창이다. 차기 민주당 대선 후보이자 '트럼프 저격수'로 불리는 워런 의원이 그저께 '원주민 혈통 주장은 거짓'이라며 자신을 공격해온 트럼프에 정면 반박하는 DNA 분석 보고서를 공개했는데 원주민 선조의 유전자 증거가 드러난 것이다.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출신인 워런은 자신이 체로키와 델라웨어 부족의 후손이라고 말해왔다.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후보가 워런을 '포카혼타스'(17세기 원주민 추장의 딸)라며 조롱한 게 논쟁의 시작이다. 트럼프는 워런의 하버드대 입학과 교수 채용도 '소수민족 특혜'의 결과라며 걸고넘어졌다.

과거 북미에는 말이 다른 300개가 넘는 원주민 부족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원주민은 미국 인구 전체의 1%에도 못 미친다. 백인들이 원주민의 씨를 말린 탓이다. 미국 전체 땅의 3분의 1이 백인이 불법 취득한 것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는데 그들 대다수가 미국 전역 310곳의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산다. 와이오밍(대평원), 텍사스·다코타(친구), 네브라스카(잔잔한 물결), 오클라호마(붉은 사람), 켄터키(미래의 땅), 미시시피(위대한 강) 등 지명에 희미한 흔적으로 남고 아무도 그들의 권리를 말하지 않는다. 워런 혈통을 둘러싼 트럼프의 그릇된 인식도 이들의 처지를 잘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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