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 만촌네거리 인근 아파트에 사는 이모(46) 씨는 지난해 경북고 옆 공립 유치원에 자녀를 보내고 싶었지만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경쟁률이 워낙 높은 데다 통원버스가 인근 황금동 지역만 운행했기 때문이다. 부부가 맞벌이를 하는 입장에서 매일 등하원을 시킬 수도 없었다. 이 씨는 할 수 없이 사립 유치원을 찾아야 했다. 그나마 입소문이 난 사립은 대기자 명단에 올려도 취원을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유치원 자녀를 둔 학부모 입장에선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이 '비리 적발'을 받았다고 해도 그만 두고 다른 곳에 보낼 선택권이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다른 학부모도 "근처 공립은 어마어마한 경쟁률 때문에 추첨에서 떨어졌고, 집 앞으로 통원버스가 오는 사립은 거의 빈 자리가 없다"며 "내 아이가 다니는 곳이 이른바 '비리 유치원' 명단에 올라도 참고 보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21일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국공립 유치원의 취원율은 평균 25.5%다. 유치원생 4명 가운데 1명 정도만이 국공립에 다니는 셈이다.
도 단위 지역보다 광역시 규모에서 취원율은 더 떨어진다. 대구의 국공립 유치원 취원율은 17.5%로 전국 평균보다 낮다. 대전(18.8%)과 광주(18.3%), 서울(18.0%), 부산(15.8%) 등도 비슷하다. 이에 비해 전남(52.2%)과 제주(49.2%)의 국공립유치원 취원율은 이미 정부가 2022년까지 달성하기로 한 40%를 넘겼고, 세종시의 경우 국공립 취원율이 96.2%에 이른다.
정부는 지난 2월 핵심 국정과제인 유아교육 국가책임 확대를 위해 '국·공립 유치원 비율 40%' 달성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학부모들은 사립 유치원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도 중요하지만, 정부가 국공립유치원을 계속 확충해 학부모에게 제대로 된 선택권을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국공립유치원 40% 확대 방침에도 불구, 맞벌이 부부가 많은 도심 학부모들은 혜택을 제대로 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지역 대학 유아교육과 모 교수는 "유치원의 경우 시장 논리도, 국가 책임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40%라는 수치 달성만 목표로 삼기보다는 학부모가 제대로 된 선택권을 갖도록 실효성 있는 증설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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