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상화·이장희의 삶을 다룬 뮤지컬 '푸르고 푸른'

극단 구리거울 11월 1~4일, 봉산문화회관 가온홀

일제암흑기에 대구를 대표하는 두 시인, 이상화와 이장희의 젊은 청춘을 다룬 뮤지컬 '푸르고 푸른'이 11월 1일(목)부터 4일(일)가지 봉산문화회관 가온홀에서 열린다. 극단 구리거울(대표 김미정)은 올해 대구문화재단 우수기획지원사업에 선정된 이 작품을 오랜 기간 준비해 대구 연극팬들에게 선보인다.

김미정 연출
김미정 연출

이상화와 이장희는 동시대의 문학친구였지만 삶은 극과 극의 행보를 보였다. 이장희는 평생 우울함 속에서 살았다. 어릴 적 어머니를 잃고, 친일파였던 아버지에게 반항하다 쫓겨났다. 청춘의 9할을 지독한 가난과 고독 속에 보냈다. 조국을 사랑했던 마음은 친일파 아버지에 대한 부끄러움 때문에 당시 유럽 문학에서 유행했던 유미주의(랭보, 보들레르 등)로 흘렀다. 그렇게 나온 이장희의 대표적인 시가 '봄은 고양이로소이다'. 둘의 우정에 가교 역할을 한 독립운동가 백기만의 조국을 향한 아름다운 행보도 주목할만 하다.

이상화는 대표적인 저항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로 일제에 항거하는 시인으로 떳떳했지만, 가난에 찌든 삶을 살지는 않았다. 그에 비하면 이장희는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며, 폭압과 상실을 견뎌낸 아름답고도 슬픈 시대의 초상이다.

극단 구리거울이 올 가을 야심차게 기획한 뮤지컬
극단 구리거울이 올 가을 야심차게 기획한 뮤지컬 '푸르고 푸른' 출연배우들의 콘셉트 사진. 맨 왼쪽부터 이상화(손현진), 이장희(조명현), 에이코(김은영), 백기만(이호영) 역. 극단 구리거울 제공

'봄은 고양이로소이다', '청천의 유방', '통곡', '연' 등 이장희와 이상화의 대표적인 시들은 가슴절절한 뮤지컬 넘버로 재탄생한다. 극 중 이장희 역에는 조명현, 이상화 역에는 손현진, 백기만 역에는 이호영, 에이꼬 역에는 김은영 배우가 출연해 열연한다.

김미정 연출은 고교 시절부터 이장희 시인의 삶과 시 세계에 관심이 많았으며, 민족의 비참한 현실에 무심했던 이유에 대해 숱한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런 생각 속에서 30년 가까이 흘러온 지금, 대구의 대표적 저항시인 이상화와 유미주의 시인 이장희의 삶을 연극무대에 올리는 개인적 꿈을 이뤄냈다. 김 대표는 "그 시대의 두 청춘의 열정과 치열했던 삶이 드라마틱한 스토리, 매혹적인 캐릭터, 피아노 라이브로 전해지는 세련된 뮤지컬 넘버에 담은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3시, 7시, 일요일 오후 3시. 전석 3만원, 100분 공연. 문의 053)655-7139, 010-7257-7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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