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허남원 교수의 4.0시대 천직, 나만의 心쿵Job] <4> 천직발견 3단계 ; 커피처럼 먼저 맛을 보아라

허남원(계명문화대 컴퓨터학부 교수, 평생교육원장)
허남원(계명문화대 컴퓨터학부 교수, 평생교육원장)

깊어지는 가을을 음미하려면 낙엽색깔의 따뜻한 커피라도 한잔 해봐야 할 것 같다. 무엇으로 하나?

카페라떼나 아메리카노일 가능성이 높겠다. 수십 종의 커피가 있지만 대부분은 한두 가지만 마시기 때문이다. 일상이 되었으니 달리 특별한 커피가 없다고 여긴다. 주문은 쉽게 되지만 조금 아쉽기는 하다. 다방커피를 벗어난 지도 오래 되었으니 이제는 나만의 커피 맛을 찾아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새로운 커피 맛을 찾는 방법으로 3가지를 생각해 본다. 일단 나만의 커피 맛을 찾을 때까지는 새로운 커피만을 주문해 보는 방법이다. 두 번째는 기존에 마셨던 것과 새로운 커피를 번갈아 가며 주문하면서 그 맛을 비교 평가해보는 방법이며, 세 번째는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커피를 참고로 해서 나만의 커피를 찾아가는 방법이다. 이런 변화된 시도가 아니고서는 나만의 새로운 커피가 저절로 발견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철없던 초등 시절에 '장래희망' 란을 가볍게 생각하며 적어본 기억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그리고는 스무 살도 되기 전에 그런 직업과 연관된 전공을 택하게 되었다면 지나치게 한정된 분야에서 너무나 운명적으로 직업을 찾아보려 한 것은 아니었던가?

그런 직업이 자신에게 맞을지, 그 직업에서는 실제로 어떤 일을 하는 것인지를 충분히 고민하거나 알아볼 경황도 없었고 그 외의 직업군을 생각한 적도 없이 취업시장에 뛰어들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시작한 직장에서는 굴러 내려올 바위를 끊임없이 꼭대기로 밀어 올리는 신화 속의 시지프스처럼 의미 없는 일을 반복하기 마련이었다.

천직이 갑자기 정해지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대부분 일상생활을 열심히 하면서 조금씩 발견하게 된다. 위대한 철학자 괴테도 "해야 할 일을 주저하고 미루게 되면 지난날을 애통해하면서 안타까운 시간을 보내게 된다. 진심이라면 바로 이 순간을 잡아라. 무엇을 하고 무엇을 꿈꾸든 지금 시작하라. 대담함은 그 속에 천재성과 힘, 마법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천직은 경험을 통해서 찾아야 한다. 어떤 일이 좋을지는 실제로 겪어보지 않으면 잘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천직이 찾아가야 하는 경험이라면 나만의 커피를 찾는 방법처럼 3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 첫째는 지금의 일과는 완전히 다른 설레는 일들을 시작해 보는 것이고, 둘째는 실습이나 아르바이트로 혹은 이미 직장인이라면 퇴근 후나 주말에 원하는 일을 해보는 것이며, 마지막으로는 원하는 그 일을 이미 하고 있는 사람을 만나서 그 일의 실상을 들어보며 파악하는 것이다.

가장 설레는 일이 천직이라고도 하지만 해보지 않고는 절대로 알 수 없다. 막상 해 보고 실망하는 경우도 많다. 또 다른 것을 해 보면 된다. 하고 싶은 일이든 추천받은 일이든 실제로 해봐야 그 일에서의 행복함이나 만족감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자신이 원하는 일을 발견하고 행동하며 경험하는 과정에서 천직은 나타난다.

AI(인공지능) 로봇이 인간 직업을 대신할지도 모를 4차 산업혁명시대에도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했듯이 '천직은 당신의 재능과 세상의 필요가 교차하는 곳'에 있다. 자유를 원하면 행동을 해야 하듯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발견하려면 먼저 원하는 직업분야에서의 작은 경험부터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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