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집밥이 좋은 이유

임재양 외과전문의

직장인들은 밖에서 밥을 먹는 회수가 많다. 대접하는 입장에서는 소홀히 할 수 없으니까 과하게 준비하고, 피접대자들은 맛있는 음식이 나오니까 거나하게 먹는다. 하지만 먹을 때는 좋은데, 끝나고 나면 항상 후회한다. 귀가할 때 쯤이면 배가 더부룩하고, 몸도 묵직하다. 그러면서 때가 되면, 건강도 챙기고 건강한 밥을 먹어야겠다고 다짐을 한다. 다짐만 하는 세월이 수십년 지나갔다.

임재양 외과전문의
임재양 외과전문의

'건강한 밥상을 어떻게 하면 좋으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 중 중요한 해법 중 하나가 집밥이다. 무언가 딱 정해진 메뉴를 기대하는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단순한 답이다. 하지만 어려운 답이다. 현대인들은 느긋하게 밥 먹을 시간조차 없다. 아이들도 직장인도 다 그렇다. 밥은 그저 허기를 채우기 위해서 편의점이나 음식점에서 배를 채우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게 되었다. 과거 우리들의 학창시절, 학교는 늦어도 밥은 꼭 챙겨 먹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밥먹는 일은 제일 뒤로 밀려났다. 밥을 준비하고 느긋하게 밥먹는 일은 시간 낭비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식당이 MSG(화학 조미료)를 사용하는지, 소금을 많이 넣는지 등에 관심도 많고, 나트륨 적게 먹기 캠페인도 벌이고 관심을 가지지만 이것은 지엽적인 문제이다. 재료가 좋으면 MSG는 넣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보통 소비자들은 좋은 재료 때문에 올라간 음식 가격을 지불한 생각은 없다. 소금을 넣고 맛을 강하게 하는 것은 소비자들 입맛이 점점 강한 것을 요구해서 식당 입장에서는 어떨 수 없이 사용할 수밖에 없다. 소금 양만 관심가지고 소금양을 줄이자고 하면, 다른 첨가물로 맛을 강하게 하는 방법 밖에 없다. 장사하는 식당 잘못이 아니다. 소비자들이 값싸고 맛이 좋은 것을 찾으니까, 음식점은 어쩔 수가 없다. 가격과 고객들 입맛을 생각하니, 음식이 부실하고 건강에 좋을 수가 없다.

집밥은 처음 시작이 중요하다. 시작할 때는 고기를 먹어도 되고, 유기농이 아니라도 된다. 일단 자기가 좋아하는 맛 위주로 집에서 밥해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출발이다. 그렇다고 이렇게 평생을 가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 재료는 문제가 없는지, 요리 방법은 건강한 것인지, 너무 맛 위주로 흐르는 것이 아닌지 등 끊임없이 고민하고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차츰 어떤 재료로 어떻게 요리하는 것이 맛도 있고, 배부르고, 건강한지 알게 된다. 본인이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기본원칙만은 지켜야 한다. 근교에서, 제철에 나는 재료로 간단히 요리해서 주요리로 배불리 먹어야 한다. 그래야 중간에 간식을 먹지않는다. 살이 빠지는 것은 부수적으로 따라오게 되어있다. 집밥을 해먹는 것이 시간낭비가 아니라 또다른 재미라고 느껴야 한다.

임재양(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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