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한국당은 마피아"

이대현 논설위원
이대현 논설위원

조직폭력배가 들으면 기분 나쁘겠지만 정치인과 조폭의 공통점이란 유머가 있다. 혼자 다니기보다는 떼를 지어 몰려다닌다, 조직의 이름은 보스의 이름이나 그가 사는 동네를 따서 만든다, 하는 일은 주로 모여서 같이 밥을 먹는다, 싸움하기를 좋아한다, 자칭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다는 등이다. 유머의 압권은 뒤에 나오는 법. 정치인과 조폭의 마지막 공통점은 온 국민의 지탄 대상이라는 것이다.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위 외부위원으로 활동하다 '잘린' 전원책 변호사가 "자유한국당은 마피아보다 못한 계파 정치, 보스 정치에 빠져 있다"고 일침을 놨다. 한국당의 제일 큰 문제로 계파 정치를 꼽은 그는 "두목들의 정치죠. 마피아와 다를 게 하나도 없어요. 마피아보다도 못하죠. 마피아는 역사라도 깊지 않습니까"라고 했다.

전 변호사가 이탈리아 조폭 마피아로 격조(?) 있게 표현했지만 한국당의 계파 정치는 조폭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명박·박근혜 두 보스를 중심으로 한 친이·친박 싸움은 드라마 '야인시대'를 방불케 한다. 공천권이란 칼자루를 쥔 계파가 반대파를 날려버리는 행태를 서로 주고받았다. 싸움에서 이기고 난 뒤 전리품은 자기들끼리 나눠 가졌다. 박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는 배신과 변절이 난무했다. 당을 뛰쳐나갔다가 다시 돌아온 쪽이나 기득권을 지키려 당에 안주한 쪽 모두 진정한 참회가 없다. 보수가 처참하게 궤멸했는데도 책임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그나마 한국당의 마지막 희망은 남아 있는 조강특위 외부위원들이 전 변호사와 생각을 같이한다는 것이다. 한국당은 이념과 정책으로 싸운 게 아니라 보잘것없는 권력을 향유하기 위해 서로 싸웠다는 게 이들의 인식이다. 총선 참패, 대통령 탄핵, 보수 궤멸을 불러온 것은 계파 정치, 그로 말미암은 이전투구 탓이다.

조폭스러운 것은 한국당은 물론 다른 정당도 매한가지다. 계파 정치가 여전하고 반대파를 난도질하는 것은 한국당과 똑같다. 현대 민주주의, 대중 민주주의에 걸맞은 정당 내 민주주의를 만들어내지 않으면 앞으로 미래가 없다는 전 변호사의 진단은 모든 정당이 귀담아들어야 할 탁견(卓見)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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