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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대기오염의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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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향래 논설위원
조향래 논설위원

이상화 시인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라며 일제강점기 나라 잃은 울분을 토로했다. 그런데 오늘날의 우리는 미세먼지에 하늘을 빼앗겨 봄을 잃은 지 오래다. 봄뿐만 아니다. 천고마비의 가을이 사라지고 삼한사온의 겨울조차 뒤틀렸다. 높고 푸른 가을 하늘은 옛말이 되었고, 겨울도 사흘은 춥고 나흘은 미세먼지로 고통을 겪는 '삼한사미'(三寒四微)로 변했다. 무더운 여름은 오존의 공포가 엄습한다.

미세먼지는 이렇게 사시사철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동·식물의 생육을 저해하는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군림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성인 3천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국민을 가장 불안하게 하는 위험 요소는 바로 대기오염이었다.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초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자 수가 1만 명을 넘었다.

오존은 더 위험하다. 장기간 노출되면 기침과 호흡 곤란, 눈의 통증 등을 일으킬 수도 있는데 실체를 모르기 때문이다. 미세먼지는 입자 상태이지만 오존은 기체이기 때문에 마스크로도 차단이 어렵다. 그래서 오존 농도가 높은 날은 호흡기 환자나 노약자 및 어린이들에게는 치명적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오로지 마스크 하나를 방패막이로 삼아 폐 질환 공포에 떨며 살아간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대책이라는 게 대기오염 모니터링 시설 확충이나 신속한 문자 발송 서비스는 외면한 채 마스크 착용과 외부 활동 자제만 외치기 때문이다. 일본과 대만의 정부와 지자체의 대응과 대처는 우리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일본은 지자체마다 미세먼지와 오존 등 오염물질을 실시간 감시하는 '대기오염 상시 감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를 위한 5~10개의 측정소도 여러 곳에 분산 배치하고 있다. 이렇게 모니터링한 내용을 다양하고 신속한 방식으로 일반 시민은 물론 각 기관단체와 학교 등에 전파한다. 가능한 빠른 대처로 노약자를 비롯한 주민 건강 피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다. 대만 정부는 연구기관 및 시민들과 함께 미세먼지 측정기 보급 운동을 벌여 도시 곳곳의 대기오염 농도를 실시간 확인하고 있다. 이런 게 선진 행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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