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국제공항이 이용객 400만 명 시대를 앞두고 있다. 연간 이용객이 100만 명에 못 미쳐 '무늬만 국제공항'이라고 비아냥거리던 때가 불과 몇 년 전이다. 이제는 몰려드는 이용객으로 미어터지는 공항이 됐으니 달라진 세태를 실감하게 된다. 이용객 수만 보면 지역거점 공항의 면모를 갖췄다고 하지만, 시설이나 노선의 다양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수준 미달이다.
공항 이용객 수가 4년 만에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은 유례를 찾을 수 없는 희귀한 사례다. 대구국제공항은 대구경북을 넘어 충청과 경남, 호남, 멀게는 수도권의 여객 수요까지 끌어당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구경북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전체 탑승객 중 14.4%가 부산, 대전 등 타 지역 주민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다.
이는 남부권 교통 요지인 대구의 지정학적 특성과 교통이 편리한 도심 공항이라는 강점이 작용한 덕분이다. 싸고 다양한 노선만 있으면 멀리서 찾아올 승객이 얼마든지 있다는 점도 알게 됐다.
문제는 대구국제공항의 여객 처리 능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연간 375만 명밖에 수용할 수 없으니 '콩나물시루 공항'이라는 악명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비좁고 불편한 터미널 시설을 개선하고, 민항기용 활주로 용량을 늘려야 하지만, 군 공항의 특성에 비춰 거의 불가능한 문제다. 이제 한계에 봉착해 더는 발전 가능성이 없으니 아쉽기 짝이 없다.
대안은 공항을 이전하는 방법밖에 없다. 도심에서 멀지 않은 교통 요지에 명실상부한 지역거점 공항을 지어야 한다. 대구시가 추진 중인 공항 이전사업이 몇몇 중대한 문제를 안고 있다지만, 미래를 위해서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대구시는 이전 반대 여론의 눈치를 살피며 주춤거려선 안 된다. 도심공항의 이점을 그대로 살리며 공항을 이전하는데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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