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단독] '포스코 납품비리' 골프장·세무서 압수수색 "앗 뜨거"

불똥 튈까 뒤가 뜨거운 지역 기업들 '전전긍긍'…경찰,10일 골프장·포항세무서 압수수색
포스코에 저품질 납품한 업체 확인 위해

포항제철소
포항제철소

"아, 뒤가 뜨겁네?"

경찰이 포스코 포항제철소 납품비리와 관련해 포스코 임직원과 협력사, 공급사 등의 출입이 잦은 것으로 지목된 지역 골프장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13일 알려져 수사 추이에 지역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10일 포스코와 협력사, 지역기업인들이 회원으로 많이 가입한 것으로 알려진 포항지역 한 골프장을 찾아 골프장 이용객 명단 등을 확보했다. 또 이날 포항세무서에서도 납품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A업체에 대한 세무신고 자료확보를 위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경찰의 골프장 압수수색은 A사가 해당 골프장에서 포스코 관계자와 자주 운동을 했다는 정황을 접하고 이 과정에서 돈 거래와 청탁 등이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됐다.

경찰이 골프장 출입 명단을 확보하고 이름 대조에 나서자, 이번 사건과 관계없이 개인친분 등으로 포스코와 어울렸던 여러 기업인들이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지역의 한 기업인은 "포스코 관계자들과 학연·지연·근무인연 등 개인적 친분으로 각자 돈을 내고 운동을 한 적이 몇 번 있는데, 내 이름을 경찰이 들여다본다고 생각하니 찜찜하다"면서 "문제될 건 없지만 불편한 건 사실"이라고 했다.

한 골프장 관계자는 "본인을 드러내기 싫어 지인 명의로 회원권을 빌려 스스로 지은 이름을 적고 운동하면 누군지 파악하기 쉽지 않다"며 "경찰수사가 애먼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는 소지도 있다"고 했다.

포항세무서 압수수색은 A업체의 세무신고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기관간 협의 속에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A업체와 포스코의 납품비리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포스코 포항제철소 내 코크스 이동 경사로(레일)를 보호하는 고강도시멘트를 납품하는 회사인 A업체가 품질 기준을 크게 미달한 제품을 공급한 경위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포스코와 A업체간 돈거래 등 불법행위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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