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반중(反中)·혐중(嫌中) 정서로까지 번지고 있다.

국내 주요 관광지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에 대한 불안감을 공공연히 호소하는가 하면, '중국인 입국금지'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서명자가 50만 명을 넘어서는 등 갈등이 커지는 모양새다.
28일 오후 2시 40분쯤 대구 중구 근대문화골목. 길가에 줄지어 주차된 관광버스 뒤로 기념사진을 찍는 수십 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보였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을 맞아 관광을 온 이들은 미세먼지가 없는 날씨였음에도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다. 한 중국인 관광객에게 마스크를 낀 이유를 묻자 "新型冠状病毒(신종 코로나바이러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들이 근대골목 곳곳을 돌아다니며 관광을 즐기는 동안 주변을 지나던 한국인들이 자리를 피하거나 쉬쉬하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혹여나 '우한 폐렴'으로 인한 악영향을 받을까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한 20대 커플은 "중국어만 들려도 불안하다"고 했고, 또 다른 50대 한국인 관광객은 "정부가 나서 이들을 돌려보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가짜뉴스와 괴담도 무분별하게 생산·확산되고 있다. 지난 27일에는 "경주에 우한 폐렴 확진자 2명이 활보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이 퍼졌다. 또 유튜브에는 "우한 폐렴은 중국 공산당의 생화학 무기가 유출된 것"이라는 내용이 올라오기도 했다.
폐렴에 대한 공포에 반중 정서가 결합하면서 '인종 혐오' 현상으로 번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동진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드 갈등 이후 반중 정서가 강해지면서 사건사고가 벌어졌을 때 과도한 형태로 표출되고 있다"면서 "새로운 바이러스 발생과 확산 등은 국제적으로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입장을 바꿔 해외에서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배척당해선 안 되지 않느냐. 과도한 반중 정서는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했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관련해 대구지역 관리 인원은 28일 오후 3시 현재 모두 10명이다.
이 가운데 1명은 현재 대구의료원에 격리돼 감염 여부를 검사 중이며, 대구시는 검사 결과가 나오는 즉시 공개할 예정이다.
나머지 9명 가운데 7명은 검사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또 2명은 잠복기(최대 14일)가 지났거나 증상이 아예 없어 검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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