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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 문 넘은 예술 작품…권오준 작가의 '안동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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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산 동백기름으로 표면처리
밀도 높은 박달나무 등을 사용해 칼자국 안 나고 국물이 잘 스며들지 않아
권 작가 “요리의 품격을 올리는 데 안동도마가 큰 역할을 할 것”

권오준 작가가 자신이 만든
권오준 작가가 자신이 만든 '안동도마'를 들어보이고 있다. 전종훈 기자

"우리에게 흔하고도 꼭 필요한 것이 도마입니다. 식재료의 신선도만큼 도마의 위생도 중요하죠."

4일 경북 안동시 뱀바위길 105-112 권오준 미술관. 초행길이면 이 지역 사람이라도 내비게이션에 의존해야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산기슭에 자리해 있다. 미술관은 1층 작업실과 2층 전시관으로 나눠져 있었다.

이날 작업실에는 권오준 작가가 한창 목공작업을 하고 있었다. 권 작가는 머리에 두건을 두르고 소탈한 미소를 지으며 기자를 반겼다.

그의 작품 소재는 조금 남달랐다. 어느 집 부엌에 하나쯤 있는 도마였다.

같은 나무 크기지만 가장 오른쪽 박달나무가 다른 나무에 비해 무게가 무거운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전종훈 기자
같은 나무 크기지만 가장 오른쪽 박달나무가 다른 나무에 비해 무게가 무거운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전종훈 기자

그가 도마로 사용하는 재료는 '박달나무'다. 박달나무는 나무 중에서도 강도가 강하고 무게도 무거워 홍두깨나 곤봉, 쌍절봉 등으로 이용됐다.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면 마차의 부속품이나 포졸이 들었던 육모방망이 등으로 쓰였다. 보통 나무는 가구재나 공사자재로 대부분 쓰이는데 이 박달나무는 무겁고 단단해 쓰임에 불편함이 많아 잘 쓰이지 않는다.

권 작가는 박달나무의 특성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도록 고민하던 중 도마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권오준 작가의
권오준 작가의 '안동도마'는 보통 제작에 이틀이 걸리기 때문에 주로 주문 제작이 많다. 사진의 도마는 주문자에게 가기 전 동백기름 코팅을 위해 쌓아 놓은 것이다. 전종훈 기자

그는 "20여 년 전 조각 작품을 만들다 박달나무 자투리로 지인에게 도마를 만들어 선물했는데 반응이 너무 좋았다"며 "그 이후로 너무 많은 부탁을 받아 아예 도마로 작품을 만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박달나무 도마는 다른 도마와 차별성이 있다. 박달나무의 조밀한 조직 때문에 칼자국이 잘 나지 않고 김치나 음식물의 국물이 도마에 배지 않는다. 무게 때문에 작은 크기의 도마라도 돌아가거나 움직이지 않아 안정적으로 재료를 썰 수 있다. 또 보통 나무도마는 포도씨유 등으로 표면처리를 하는데 그의 도마는 제주도산 동백기름을 이용해 살균에 한 번 더 신경 쓰고 있다.

"사용한 일반 나무도마를 불에 태워보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나무 사이에서 음식찌꺼기가 나오면서 검은 연기가 나기 마련이다. 흔히 쓰는 플라스틱 도마에 칼을 긁어보면 플라스틱 가루가 묻어나는 걸 볼 수 있는데 그게 우리 입으로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끔찍할 것입니다."

권오준 작가는 물고기나 사슴뿔 등 다양한 모양의 도마를 만들어내고 있다. 전종훈 기자
권오준 작가는 물고기나 사슴뿔 등 다양한 모양의 도마를 만들어내고 있다. 전종훈 기자

권 작가는 도마를 만드는데 자신의 미적 감각을 최대한 살리고 있다. 그의 도마는 직사형의 평범한 모양부터 사슴뿔, 물고기 등 다양한 모양을 연출하고 있다. 주방에 세워둘 때 도마 역시 하나의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신경을 쓴 부분이다.

권오준 작가가 만든
권오준 작가가 만든 '안동도마'에는 사람이 웃는 모양의 인장이 찍혀져 있다. 전종훈 기자

그는 안동 출신이기에 도마 이름도 '안동도마'로 정했다. 안동도마에는 제품 인장이 찍혀있는데 그의 소탈한 미소를 본 따 만든 것 같았다.

권오준 작가는 "요리의 품격을 올리는데 제가 만든 안동도마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자식에게 물려줄 정도의 명품 도마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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