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버스관광 업계 "코로나 탓 겨울 뒤 겨울… 버스 팔아 버텨"

관광버스 직영 업체, 번호판 반납하고 운전기사 권고사직까지… "실정 맞는 지원책 절실" 호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으로 인한 관광객 감소 여파로 서울 송파구 탄천주차장에 관광버스가 가득 들어찬 모습. 연합뉴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으로 인한 관광객 감소 여파로 서울 송파구 탄천주차장에 관광버스가 가득 들어찬 모습. 연합뉴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에 대구 전세버스 관광업계가 "고사 직전"이라는 하소연이 새어 나온다. 지난해 관광 불황 탓에 겨우내 빚을 내 근근이 버텼으나, 코로나19 사태로 봄 관광객 급감까지 예상돼 주저앉을 위기라는 것이다.

대구 한 전세버스 관광업체 대표 A씨는 28일 "작년 하반기 내내 일감이 너무 줄어 겨우 버텼는데 올봄까지 버티기는 더 힘들게 생겼다"며 이처럼 주장했다.

전세버스 관광업계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봄부터 가을까지 국내 행락객을 상대로 수익을 거둔다. 겨울엔 다소 줄어든 관광 수요에 앞선 수입으로 인건비, 사무실 관리비 등 경영을 이어간다.

그러나 지난해 국내 행락객이 줄어든 영향으로 연 수입은 사실상 반토막났다.

상반기 동안은 국민 상당수가 국내 단체 관광을 줄이고 외국 여행을 택했다. 실제 문화체육관광부·한국관광공사가 국민 1천여 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여름휴가 계획을 세운 응답자 30.2%가 외국 여행을 택해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하반기 들어 일본 불매 운동(No Japan)이 본격화하며 국내 여행이 늘어나는가 했지만 가을 태풍이 잇따르면서 행락객이 거듭 줄었다. 지난 10월 3일(개천절)과 4일(학교 재량휴업)부터 일요일인 6일까지 4일간 이어진 '황금 연휴'에도 태풍 '미탁'이 경상권역을 지나면서 국내 여행을 포기하는 시민이 잇따랐다.

이에 전세버스 업계 상당수가 겨울을 힘겹게 버티며 다가올 봄 관광 호황만 기다려 왔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천명을 넘어선 지난 26일 오후 대구 북부시외버스터미널에 대구와 경북 각지를 오가는 시외버스들이 운행을 중지한 채 주차돼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지입차(개인 사업자 운전자가 소유한 차) 관광버스와 계약해 이들을 관리만 하는 업체는 그나마 인건비 부담이라도 덜했다. 관광버스를 직접 사들여 운용하는 직영 업체는 일감이 없는 수개월 간 인건비, 보험료 지급 부담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정부가 1%대 금리로 신용보증기금 대출을 지원하는 등 경영 지원책을 내놓긴 했으나 이마저도 몇몇 업체에는 큰 보탬이 못 된다. 부족한 자금을 운용하려 이미 금융권 등 대출을 받은 업체가 많다 보니 추가 대출을 받을 상황이 아니라는 것.

이에 몇몇 업체는 고용했던 운전기사를 권고사직하고 보유한 관광버스도 반납하는 처지에 이르렀다. 운전기사 인건비(1인 당 300만원 안팎)와 버스 보험료(1대 당 200~400만원)를 한동안 덜 쓰려는 고육지책이다.

광역자치단체의 전세버스 관광업체가 버스 20대 이상을 보유해야만 사업 자격을 받는 점에 비출 때, 이런 임시방편은 업체 영업 중단과 실업자 증가라는 악순환의 시작일 뿐이다.

A 대표는 "전세버스 업계가 고사 직전이다. 나도 번호판(등록 차량) 20여 대 중 14대를 반납했다"면서 "정부 지원책이 있지만 대출을 더 낼 수 없어 피부에 와닿지 않고, 권고사직한 운전기사들 퇴직금도 빚을 내서 줘야 할 판이다. 실정에 맞는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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