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대 기숙사 생활치료센터 제공 논란 "9일 학생-권영진 시장 면담"

오후 3시 경북대 본관 중앙회의실

기숙사(첨성관) 시설 대구시에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로 제공 관련 경북대 총학생회 입장문. 경북대 총학 홈페이지
기숙사(첨성관) 시설 대구시에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로 제공 관련 경북대 총학생회 입장문. 경북대 총학 홈페이지

8일 경북대학교가 기숙사 시설인 첨성관 2개 동을 대구시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경증 환자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학생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용자인 학생들에게 시설 제공 찬반 여부 등 의견을 제대로 물어보지 않았다는 불만이 높다. 지난 6일 대구시가 대학은 물론 총학생회에도 시설 제공 요청을 했는데, 이후 이틀 동안 상황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고, 결국 학생들에게 일방적 통보를 했다는 주장이다.

경북대 총학생회(이하 총학)는 "처음에 대구시와 경북대 대학본부에 반대 입장을 전했다"며 "이후 대구시의 간절한 부탁이 있었다. 또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지역의 거점 국립대라는 특성과 사람이 죽어가는 상황을 막기 위한 요구 등의 이유로 무조건적인 반대만은 할 수 없는 딜레마에 놓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7일 저녁 학내 대표 24개 단체 중 17개 단체 대표가 투표를 했는데 결과는 찬성 4표, 반대 7표, 기권 6표였다. 반대표가 과반을 넘지 못해 부결됐다. 결국 결정권은 학교로 넘어갔다는 게 총학의 설명이다.

이어 8일 오전 김상동 경북대 총장은 담화문을 내고 첨성관을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학생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지 않은 채 결정이 이뤄졌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한 첨성관 입주예정자는 "이미 기숙사비를 납부한 학생들에게도 의사를 묻지 않았다"며 "물론 기꺼이 방을 시설로 제공할 용의가 있다. 하지만 분명히 거주권을 가진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방을 내놓으라고 통보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대구시가 첨성관에 들어설 생활치료센터를 외부, 즉 캠퍼스 공간과 완전히 격리하는 것은 물론 센터 운영을 정해진 기간 내에 종료해 학사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좀 더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학생이 많다.

이에 총학은 8일 즉각 입장문을 내고 "대구시와 총장에게 전달할 요구사항을 받겠다"며 이날 오후 8시부터 9일 오전 11시까지 설문조사로 수렴하겠다고 안내한 상황이다.

경북대학교 총학생회, 경북대학교 관생자치회 등은 페이스북을 비롯한 온라인 공간에서 설문조사, 댓글란 등을 통해 의견을 모으고 있다.

총학은 이렇게 취합한 내용들을 가지고 내일인 9일 오후 3시 경북대 본관 중앙회의실에서 권영진 대구시장, 김상동 총장과 면담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총학은 "학우들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지 못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늦었지만 학우들의 요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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