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코로나19를 통한 ‘K-재난구호’ 모델의 발견

라정일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재난안전연구소 부소장

라정일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재난안전연구소 부소장
라정일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재난안전연구소 부소장

3월 12일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 선언 이후 코로나19는 전 세계적으로 확진자 417만 명, 사망자 28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우리나라도 감염병으로는 처음으로 대구와 청도·경산·봉화 등 경북 일부 지역에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이뤄졌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안정을 위해 의료진의 뜨거운 헌신과 방역 당국 및 대구경북 시민을 시작으로 온 국민이 전심으로 협력하여 이루어낸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의 성공으로 눈에 띄게 진정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다. 국제 사회로부터 호평을 받은 'K-방역'이 세계의 방역 모델 표준이 되고 있다.

사실 방역 모델뿐만 아니라 민간기관의 재난구호 활동 역시 'K-재난구호'라고 불릴 만하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사회재난으로는 역대 최대인 약 2천520억원의 국민 성금이 모아졌다. 국민 성금은 긴급구호는 물론 제도권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재난 취약계층 지원 등에 폭넓게 사용되어 지역사회 감염 확산 방지와 대응 그리고 다음 재난을 예방하고 대비하는 재난관리 전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 등 다른 나라와 비교하여 우리나라 민간단체의 재난구호 지원은 놀라울 정도이다. 대표적인 구호 및 모금 기관인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한적십자사 등 3개 기관이 코로나19 재난구호를 위해 제공한 마스크만 4월 중순 기준으로 약 2천731만 장에 달한다. 그 가운데 947억원이라는 소중한 돈이 재난구호모금 전문기관인 희망브리지에 기탁되었고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현재까지 마스크, 손소독제, 생활치료센터 입소자 생필품 키트, 자가격리자 식료품 키트, 의료진 응원 키트 등 다양한 구호 물품 약 529만여 점을 대구경북 중심으로 지원하였다. 또한 대구경북의 침체된 지역 경제 활성 및 안전 취약계층 생활안정 지원을 위해 상품권 193억원이 지원되었다. 일선에서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전국 의료진에게도 건강 키트 1만6천 세트를 지원했다.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에 맞춰 전국 중·고등학교의 정보 소외계층 학생을 대상으로 스마트 패드 3만 대를 지원했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집중적으로 이루어진 지역아동센터·척수장애인협회와 골목식당을 연계한 도시락 지원과 대구경북 봉제 기업들과 연계한 경북형 면 마스크 지원, 지역자율방재단과 함께한 다중이용시설 방역 작업 등은 고용 유지 및 창출 등 지역 공동체 상생협력 모델로도 훌륭하다.

민간 구호기관들은 지자체와 협력하여 국가가 지원해야 할 그리고 아직 제도상 미비로 지원하지 못하고 있는 많은 영역과 다양한 대상의 재난구호까지 묵묵히 지원하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 초기, 충남 아산과 충북 진천의 임시생활시설에 머물렀던 우한에서 귀국한 교민 및 유학생들에게 정부가 제공하는 응급구호 세트가 아닌 기업과 희망브리지가 사전에 제작한 긴급구호 키트와 생수, 위생용품, 생활용품 등의 지원이 가장 먼저 이루어졌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누가 구호를 하든 국민의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국민 모두가 너무나 어려운 때이지만 더 나은 사회를 위해 귀한 돈과 소중한 물품을 기부해 주신 국민과 기업들, 'K-재난구호'를 만든 보이지 않는 이들이 진정한 우리의 영웅이다.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감사와 존경을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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