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윤미향 '기부금 유용?'…야권 "사퇴" 맹공, 여권 "엄중"

이낙연 "엄중히 보고 있다. 당과 깊이 상의"…윤 당선인 "사퇴안해"

윤미향(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당선인과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윤미향(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당선인과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위안부' 피해자 기부금을 유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면서 야권은 물론 여권에서까지 사태를 엄중히 바라보는 분위기다.

18일 미래통합당에 국민의당·민생당까지 가세한 야권은 윤 당선인 사퇴를 압박하며 거센 공격을 퍼부었다.

곽상도 통합당 의원은 정의연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를 주변 시세보다 비싸게 사들인 것을 두고 '업(up) 계약' 의혹을 내놨다. 윤 당선인 아파트 구입에 쓴 거액 현금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업 계약이란 실제보다 높은 계약금을 지불한 것처럼 거래한 뒤 차액을 돌려받는 것을 이른다. 실제보다 낮은 계약금을 지불한 것처럼 하고서 차액을 추가 지불하는 다운(down) 계약의 반대 개념이다.

곽 의원은 "기부금 중 일부로, 또는 돈을 빌려서 아파트를 매입한 뒤 쉼터 '업 계약'으로 자금을 만든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그는 새 아파트 구입 자금으로 "살던 아파트를 팔았다"고 한 윤 당선인 해명을 두고도 두 아파트 등기부를 근거로 "아파트 매각대금이 아닌 다른 자금"이라 반박했다.

정의기억연대가 지정기부금을 받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쉼터로 운영하다 지난달 23일 건물 매각 계약을 체결하고 반납 절차가 진행 중인 경기도 안성시
정의기억연대가 지정기부금을 받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쉼터로 운영하다 지난달 23일 건물 매각 계약을 체결하고 반납 절차가 진행 중인 경기도 안성시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 문이 17일 굳게 닫혀 있다. 정의기억연대는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의 관리를 단체 대표자였던 윤미향 국회의원 당선인의 아버지에게 맡기고 지난달까지 6년여간 7천여만원을 지급해 온 사실을 16일 인정하고 사과했다. 연합뉴스

통합당은 쉼터 매입을 이 지역(경기 안성)의 이규민 민주당 당선인이 소개했다는 점을 들며 "윤 당선인을 비롯한 내부자들은 겸허한 자세로 사실만 고하라"고 촉구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최고위원도 "정부 보조금과 국민이 모아준 소중한 성금을 사적 용도로 빼돌리고 유용했다면 일본강점기 독립군 군자금 빼돌린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연기 민생당 대변인은 "어설픈 진영논리 뒤로 숨거나 적당히 덮고 지나갈 단계는 지났다"며 "윤 당선인의 결자해지(結者解之)가 필요하다"고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그간 여권에선 윤 당선인과 정의연을 공격하는 이들을 두고 '친일 프레임'을 내세워 윤 당선인을 엄호해 왔다. 그러나 상황이 이렇게 되자 더는 감싸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나왔다.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현관 앞에서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 이종배 대표가 윤미향 당선인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현관 앞에서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 이종배 대표가 윤미향 당선인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광주에 방문한 이낙연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은 기자들이 현 상황에 대한 의견을 묻자 "엄중하게 보고 있다. 당과 깊이 상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당 지도부는 '사실관계 확인이 먼저'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박범계 의원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당에서 그냥 본인의 소명, 해명, 검찰 수사만을 기다리기에는 아마 어려운 상태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윤 당선인은 쉼터 관리를 자신의 부친에게 맡기는 등 일부 부적절한 처신은 인정했지만, 사퇴할 만한 비리를 저지르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윤 당선인은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된 데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면서도 사퇴 요구에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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