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아이돌 멤버들 중 자천타천으로 '예능돌' 혹은 '예능 멤버'로 불리는 멤버들이 있다. 말 그대로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우선적으로 출연해 입담과 재치를 보여주는 그런 팀원들이다. 요즘은 아이돌 사이에서도 재미를 주는 능력, 소위 '예능감'이 없으면 뜨기는 커녕 쉽게 주목받기 힘든 게 현실이다보니 예능감을 가진 아이돌 멤버는 '지옥에서라도 데려오는 좌완투수'처럼 귀한 대접을 받는다.
그들 중 골든차일드의 이장준은 매우 독특한 예능돌이다. 데뷔 때부터도 예능에 관한 한 텐션 자체가 남달랐던 이장준은 올해 설날에 방송을 탄 '아이돌육상선수권대회'에서 헤드밴드를 내려 한쪽 눈을 가린, 일명 '소라게 짤'을 남기면서 제대로 '믿고 보는 예능돌' 반열에 올랐다. 이후 소셜미디어 컨텐츠 '딩고'와 함께 진행하는 웹 예능 '장스타'에서 이장준은 쉴 새 없이 망가진다. 나무위키에 있는 취미와 특기란을 보며 "이 때는 순수한 척 많이 했다"며 "지금은 음주"라고 솔직하게 말하는 건 기본이다(유튜브를 뒤져보면 이장준이 술 이야기 하는 것만 모아놓은 동영상이 있을 정도다.). 이 정도 망가지는 거야 크게 새롭지 않다 할 수 있겠지만(술 잘 먹는 아이돌이 한둘이 아니니까), '장스타' 5회를 보면 연남동 산책로 벤치에 전단지를 붙이고 그 앞에 드러누워서 사인해 드리겠다고 하는 이장준을 볼 수 있다. 어느 아이돌이든 예능에 나갈 때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지만 이장준은 보고 있으면 '목숨걸고 한다'는 느낌까지 들 정도다.
그러다가 엠넷의 '로드 투 킹덤'에서 골든차일드의 무대를 봤다. 출연 아이돌의 무대와 무대 사이에 보여주는 이장준의 하이텐션은 보던 그대로였다. 그런데 무대에 올라가니 사람이 180도 달라졌다. 무대 위에서는 카리스마 있는 골든차일드의 메인 래퍼가 돼 있었다. 눈빛이나 표정만 보면 예능인 이장준이 생각이 안 날 정도였다. 어떻게 한 사람의 무드가 이 정도로 차이날 수 있을까. 예능인으로써 마냥 웃기고 텐션이 높을 것만 같은 이장준에서 무대 위에서 진지하게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이장준을 보게 된 것이다.
이장준이 내 눈에 새롭게 보인 건 아무래도 예능인 이장준과 골든차일드 메인 래퍼 이장준의 차이가 너무 컸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장준이 웹 예능은 뚫었는데 TV 예능에는 아직 안착하지 못한 듯하다. 각종 지상파, 케이블, 종합편성채널 방송 관계자 분들에게 "웬만하면 이 인재는 데려 쓰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텐션을 받쳐 줄 합이 좋은 누군가를 만나면 매우 재미있는 무언가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