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 집 현관문이 열리지 않아 안절부절못하던 수험생이 소방관의 도움으로 무사히 시험장에 도착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3일 오전 6시40분쯤 대구 북구 침산동에 사는 수험생 A(19) 양은 자신의 빌라 1층의 집 현관문이 열리지 않았다. 전날까지 멀쩡하던 현관문이 갑자기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A양뿐만 아니라 부모님 등 가족 모두 어쩔 줄 몰라 했다.
A양은 "수능 당일 아침에 아버지가 담배를 피우러 나가기 위해 문을 열려고 했지만 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옆집에 사는 집주인이 열쇠를 이용해 외부에서 열려고 시도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현관문과 20분가량 씨름을 하다가 결국 119에 도움을 요청했다.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가슴 졸이는 시간이 계속됐다. 다급해진 아버지가 밖에서 문을 열겠다며 베란다를 통해 외부로 뛰어내렸다. 집이 1층이지만 지면과 상당한 높이가 있었던 터라 뛰어내리면서 넘어진 아버지는 뒤꿈치에 금이 가 통깁스를 하기에 이르렀다.
몇 분 뒤 현장에 도착한 북부소방서 119구조대 소방관 6명은 윗집을 통해 베란다로 진입하려 했지만 이른 시간에 문을 두드리는 게 윗집에 실례가 될 수도 있어서 진입 방법을 고민했다. 결국 사다리와 소방장비 등을 동원해 1층 베란다 창문으로 집 내부로 진입했다.
북부소방서 관계자는 "현관문 잠금장치가 고장난 것 같았다. 윗집을 통해 창문으로 진입하려 했으나 너무 이른 시간이라서 소방 장비를 동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A양은 출동한 소방관들의 도움으로 베란다 창문을 통해 탈출(?)에 성공했고, 7시 30분쯤 시험장인 성화여고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A양은 "뉴스로만 접하던 수능 당일 아침 에피소드가 내 일이 될지는 꿈에도 몰랐다. 다행히 소방관 분들이 5분도 안 걸려 와주셔서 무사히 시험장에 도착했고, 수능시험도 잘 치를 수 있었다"며 "급박하고 정신없는 상황에서도 차분히 대처해주시는 모습에 안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교통 체증, 고사장 착오 등으로 혼란에 빠진 수험생을 이송하는 데 경찰도 힘을 보탰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수능 당일 고사장을 잘못 찾은 수험생 5명을 비롯해 16명을 입실시간 전까지 안전하게 고사장으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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