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재용 '지배력' 강화하되 삼성家 '화합'도 잡은 이건희 유산 상속

삼성물산은 고 이건희 회장이 소유한 회사 지분을 이재용·이부진·이서현 3자녀가 각 120만5천720주씩 상속했다고 30일 공시했다. 홍라희 여사는 180만8천577주를 상속했다. 사진은 지난 2012년 7월 29일 이건희 회장 가족이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의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을 참관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삼성물산은 고 이건희 회장이 소유한 회사 지분을 이재용·이부진·이서현 3자녀가 각 120만5천720주씩 상속했다고 30일 공시했다. 홍라희 여사는 180만8천577주를 상속했다. 사진은 지난 2012년 7월 29일 이건희 회장 가족이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의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을 참관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사진은 1987년11월20일 보도자료. 삼성그룹의 새회장으로 추대된 고 이병철 회장의 3남 이건희씨. 연합뉴스
사진은 1987년11월20일 보도자료. 삼성그룹의 새회장으로 추대된 고 이병철 회장의 3남 이건희씨. 연합뉴스

30일 공개된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보유 지분 상속은 '이재용 지배력 강화'와 '가족 화합' 2개 키워드로 정리됐다.

이 전 회장의 유족은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주식을 균등 상속과 차등 상속을 적절히 조합하는 방식으로 지분 가치가 가장 큰 주식은 고루 나누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그룹 경영권도 강화하게 됐다. 이 부회장의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며 가족 간 분란 소지까지 최소화한 '최선의 선택'을 했다는 평가다.

이날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등 4개 삼성 계열사가 공시한 지분변동 현황을 확인하면, 유족은 이 전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을 이 부회장 등 3남매와 아내인 홍라희 여사에게 법정비율대로 균등 분할했다.

앞서 그룹 핵심 계열사인 삼정전자 지분을 놓고는 이 부회장이 상당량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하지만 삼성가(家)는 법에서 정한 대로 나눠 받아 가족 간 지분 분쟁 소지를 사전에 차단하면서 동시에 이 부회장에게 과도하게 몰릴 상속세 부담을 고려한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 4.18%에 대한 상속세가 9조원 이상이라 이를 이 부회장이 혼자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인 탓이다. 또한 유족의 주식 배당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삼성전자 지분을 고루 나눠 가지면서 총 12조원이 넘는 막대한 상속세에 대한 대비를 한결 수월하게 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의 경우 삼성 총수 일가는 삼성전자로부터 1조3천억원 가량의 특별배당금을 받았다.

반면, 지분율 8.51%를 가져 삼성전자의 최대주주인 삼성생명의 지분 절반은 이 부회장에게 상속됐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기존 0.06% 지분율을 10.44%로 끌어올려 삼성생명의 2대 주주이자 개인 최대주주가 됐다. 1대 주주는 삼성물산(19.34%)이다. 삼성물산은 이미 이 부회장이 주식 17.33%를 갖고 있었는데 이번 상속으로 17.97%까지 지분율이 상승해 지배력이 더 높아졌다.

이 부회장의 그룹 핵심 계열사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삼성 일가는 이 회장의 주식을 분할하면서 이 부회장의 안정적인 경영권 유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측은 "이 부회장이 부친의 삼성생명 주식 절반을 상속받은 것은 '경영상 목적'을 위해 가족이 합의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2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선산에 마련된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장지에서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왼쪽부터),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장지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선산에 마련된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장지에서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왼쪽부터),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장지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삼성라이온스 지분 2.5%는 대구시에 무상 기증됐다. 삼성라이온즈는 이날 이 회장의 지분 5천주(2.5%)를 구단 연고지인 대구시에 기증했다고 공시했다.

또 유족은 이날 용산세무서에 이 회장 유산에 대한 상속세도 신고하고 신고세액의 6분의 1인 2조원가량을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납부한 상속세를 제외한 나머지 10여조원은 앞으로 5년간 다섯 차례에 걸쳐 분납 될 예정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