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민증 만들 때 손에 잉크 묻고 번거로워"…전자지문스캐너 도입 늘려야

기존의 검정 잉크 방식 "냄새 나고, 지우기 번거로워"
지문등록 스캐너 도입한 대구 행정복지센터 12곳(8%)뿐
대구시 "올해 상반기 서구에도 설치, 신중하게 확대할 예정"

지난 4일 오전 10시 대구 중구 성내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전자지문등록 스캐너를 시연하는 모습이다. 최현정 인턴기자
지난 4일 오전 10시 대구 중구 성내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전자지문등록 스캐너를 시연하는 모습이다. 최현정 인턴기자

대구시 행정복지센터마다 '전자지문등록스캐너'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시민들은 시대가 변한 만큼 손가락만 올리면 지문을 입력할 수 있는 전자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24일 대구 한 구청 민원게시판에 행정복지센터마다 지문등록 스캐너를 도입할 것을 제안하는 민원이 올라왔다. 해당 민원인은 "손에 땀이 많아 검정 잉크가 계속해서 지워지는 등 지문 등록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호소했다.

주민등록증을 신규로 발급받아야 하는 시민들은 손가락에 검은색 특수 잉크를 발라 신청서에 지문을 찍어야 한다. 하지만 운동이나 악기를 오래했거나 선천적으로 지문이 연한 사람들은 잉크로 지문을 채취하기가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최근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은 고등학생 박모(18) 군은 "잉크 냄새가 심해서 옷 주머니에도 냄새가 남아있었다"며 "잉크가 묻어있는 동안 소지품도 들지 못하는 등 여러모로 번거로운 점이 많다"고 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8개 구·군 행정복지센터 150개(본청 포함) 가운데 전자지문시스템을 도입한 곳은 중구 행정복지센터 12곳(8%)뿐이다. 기존 방식이 불편하다고 느낀 중구청이 지난 2018년 자체 예산을 편성해 도입했다. 개당 132만원씩 모두 1천584만원이 들었다.

직원들은 스캐너로 선명한 지문자료를 빠르게 얻을 수 있고 민원인들의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하고 있었다. 중구청 관계자는 "스캐너를 사용하면 수집한 지문 자료를 즉시 전산상으로 경찰서에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스캐너 생산 업체별로 성능이 달라 가격 대비 활용도가 무조건 좋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 업체별로 성능과 가격이 천차만별인 데다 구입한 스캐너의 성능이 떨어져 기존 방식을 유지하는 행정복지센터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종합한 대구시는 올해 도입을 확대하되 전면 시행에는 신중하겠다는 입장이다. 대구시와 서구청은 상반기 안에 서구 전체 행정복지센터 17곳에 지문등록 스캐너를 도입할 계획이며 1대당 150만원씩 2천550만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스캐너가 비싸면 200만원까지 하는데, 활용도가 좋다고만은 말할 수 없다"며 "도입하는 곳을 무작정 늘리기보다는 신중하게 논의해서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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