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마음은 통합, 현실은 분리…일반학교 떠나는 장애 학생들

취업·차별 경험 때문에 일반학교에서 특수학교로
장애 학생 학부모, "통합교육 위해 일반학교 보내고 싶어도 현실적인 문제로 특수학교 선택"
비장애 학생과 함께 진행하는 통합학급에서도 수업 못 따라가는 장애 학생 많아
보조인력 확대 지원 등 필요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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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과 비장애인과 함께 어울린다는 취지로 일반학교에서 통합교육이 이뤄지지만, 현실에선 분리와 차별이 발생한다.

학부모들은 장애 자녀가 나이가 들수록 특수학교를 선호한다. 또 성인이 돼 사회에 진출하기 위한 취업 교육을 위해서도 어쩔 수 없이 일반학교를 떠나는 것이 현실이다.

◆일반학교 진학 포기하는 장애 학생들

일반학교에 다니는 장애 학생은 초등학교에 몰려 있고, 학년이 높아질수록 줄어드는 양상을 보인다.

19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대구 일반학교의 특수학급에 재학 중인 장애 학생은 모두 2천85명이다. 학년별로 보면 유치원 146명과 초등학교 1천52명, 중학교 413명, 고등학교 474명 등으로 초교 비중이 높다.

나머지 온종일 일반 교실에서 생활하는 통합학급의 장애 학생은 1천285명이다. 유치원 222명과 초교 546명, 중학교 265명, 고등학교 252명 등으로 역시 저학년에 몰려 있다.

이러한 현상은 장애 학생을 둔 학부모들이 자녀가 자랄수록 취업을 위한 직업 훈련을 보다 체계적으로 받을 수 있고, 비장애 학생과의 차별 우려가 적은 특수학교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일반학교 내 특수학급에 재학 중인 지적장애 학생 학부모 A씨는 "일반학교에서도 한번씩 외부로 제빵이나 목공예 등 직업 체험 학습을 나가지만 1회성 체험으로 그친다"며 "아이가 고등학교 3년 내내 직업 관련 기술을 단련해도 그 기술을 익힐까 말까인데 이대로 아무 기술도 제대로 못 배운 채 졸업할까 걱정이다. 담당 교사마저 특수학교 전학을 추천했다"고 지적했다.

과거 일반학교에서 장애 학생이 차별을 당하거나 학교폭력을 당했던 경험으로 인해 일반학교 진학을 포기하는 학부모도 상당하다.

대구 동구에 거주하는 장애학생 학부모 B씨는 "초등학생 때부터 차별을 겪기 마련인데, 나중에 중·고등학생이 되면 더 심한 일을 당할 수 있을 것 같아 일반학교 진학을 포기했다"고 했다.

◆인력 확보 등 통합교육의 질을 높여야

통합학급 수업을 장애 학생이 따라가지 못하고, 비장애 학생과 같은 교실에만 있는 경우도 많아, 물리적 통합에 그친다는 불만도 있다.

자폐성장애 학생의 학부모 C씨는 "특수학급에 다니는 아이도 특정 교과목에 한해 통합학급에 들어가 비장애 학생들과 수업을 같이 들을 때가 있다"며 "특수학급에선 수업할 때 특수교사가 일대일로 수업을 하니까 어느 정도 진도를 쫓아간다. 하지만 통합학급에선 옆에서 지도하는 교사가 없어 그냥 방치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사도 우리 아이만 신경 쓸 수 없고 다른 비장애 학생을 모두 지도해야 한다. 보조인력이 있다면 통합학급에서도 수업을 잘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임성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구지부장은 "특수교육 대상자가 점점 늘어나고 장애 정도가 심한 학생들도 많아지는 상황인 반면 각 특수학급 정원이나 배치된 특수교육실무원은 딱히 변한 게 없다"며 "정원을 줄여 특수교사가 더 세심한 지도와 지원을 할 수 있게 하든지, 아니면 특수교육실무원 등 보조 인력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실무원 배치 요청이 각 학교에서 들어오면 시교육청이 심사를 통해 실무원을 배치한다. 인력은 한정돼 있고 신청하는 곳은 많아 우선적으로 필요한 학교에 지원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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