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당선인들에 보내는 편지

이대현 논설위원
이대현 논설위원

6·1 지방선거 당선인들에게! 당선의 영광을 안으신 데 대해 축하를 드립니다. 선량(選良)이란 이름에 걸맞은 활약을 기대합니다.

당선인 여러분의 어깨엔 무거운 짐이 올려져 있습니다. 추락하는 지역을 발전시켜야 하는 책임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선출직에 있는 사람들을 빗대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선거 과정에서 불법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은 데다 당선 후 막강한 권한이 주어지는 만큼 재임 중 수뢰 등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기 때문에 나온 말입니다.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돼 구속 수감되는 자치단체장과 의원들이 언론을 장식합니다. 인사 문제, 이권 개입, 금품 수수가 대표적 비리입니다.

자신은 물론 가족에게 아픔을 주는 일이 없도록 스스로를 단속해야 합니다. 불행의 씨앗을 만들지 말아야 합니다. 벌써 당선인 51명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또 국민권익위원회가 올 초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점검한 결과 지방의원과 해당 지자체 간 수의계약이 100건이나 됐습니다. 교도소 안으로 들어갈 행위를 저지르고 있지 않은지 늘 경계하시기 바랍니다.

초심을 잃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왜 출마했는지, 지역민들 뜻은 어디에 있는지 언제나 스스로 묻고 답해야 합니다. 자리 욕심에만 눈이 먼 이들이 적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재력이 좀 있다고 해서, 아니면 명예와 권력을 위한 개인적인 욕심 때문에 출마해 당선되지 않았는가 되돌아보길 바랍니다. 지역사회와 주민의 부름을 받았다는 소명 의식을 늘 뇌리에 간직해야 합니다.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 한 구절을 소개하겠습니다. '군자의 배움은 수신(修身)이 절반이요 나머지 절반은 목민(牧民)이다. 요즈음 목민관들은 이익을 좇는 데만 얼이 빠져 있고 목민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 이 때문에 백성들은 찌들고 병들어 줄줄이 진구렁으로 떨어져 죽는다. 그런데도 이자들은 좋은 옷과 기름진 음식으로 제 몸만 살찌우고 있으니 어찌 슬프지 않겠는가.'

코로나19 사태와 경제 위기로 민생(民生)이 어렵습니다.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애민(愛民)과 청렴(淸廉), 신독(愼獨)을 실천하시기 바랍니다. 세금을 축낸다는 말을 들어서는 안 됩니다. 당선인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