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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대구 IB교육에 질문

조두진 논설위원
조두진 논설위원

대구에서 국제 바칼로레아(IB) 수업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 IB 교육은 스위스 비영리 교육재단 IBO가 주관하는 토론과 논·서술형 중심 교육이다. 세계 150개국, 5천여 학교에서 운영 중이다. 대구에서는 현재 88개 학교가 IB를 운영하거나 IB 기반 탐구 수업을 하고 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0일 대구를 방문, "대구의 성과를 전국으로 확산할 전략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IB 교육의 핵심은 암기식 교육에서 벗어나 생각하고 토론하고, 단답식 평가에서 벗어나 논·서술형으로 평가하자는 것이다. 우리가 선진국을 따라가던 시절에는 주어진 질문에 빨리, 바르게 답하는 능력, 시키는 일을 잘 하는 능력이 필요했지만,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야 하는 이제는 '답하는 능력'이 아니라 '쓸모 있는 질문'을 찾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IB식 교육이 절실한 것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선생님들의 순환근무 문제이다. IB 교육에는 선생님들의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프로그램 연구를 꾸준히 해야 하는데, 프로그램 이해도가 좀 오르면 다른 학교로 전근한다. 새로 부임한 선생님은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렇다고 선생님을 묶어 둘 수도 없다.

IB 학교라고 해서 선생님들의 기존 업무가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대체로 IB 학교를 선호하지만 선생님들은 꺼릴 수도 있다. "단원 평가 왜 안 해요?"라고 묻는 학부모들도 있다. 현행 대학 입시와 연결도 생각해 봐야 하는 것이다. 초등학교에서 중·고등학교를 특정 IB 학교로 진학하고 싶어도 동일 학군 내에서만 제한적으로 선지원할 수 있는 현행 학군 제도 변화도 따져 봐야 한다.

날씨가 추워지면 새들은 남쪽으로 이동한다. 주어진 질문에 합리적으로 답하는 것이다. 사람은 남쪽으로 달아나는 대신 불을 피우고, 기능성 의복을 만들었다. 추위에 답한 게 아니라, 추위를 극복할 질문을 던진 것이다. IB 교육은 '가치 있는 질문을 찾자'는 교육이다. 더 나은 IB 교육을 위해 IB 교육에 대해 질문을 던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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