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류경진의 미래자동차 이야기] 22세기 스마트 시티 출발점은 전기차

다재다능한 친환경 전기차…자율주행·초연결·공유·무공해 "못 하는 게 없네"

전기자동차
전기자동차

기후변화, 환경오염, 산업화·도시화에 따른 비효율 등에 대응하기 위해 자연친화적 기술과 ICT 기술을 융복합한 도시, 다시말해 미래 지속가능한 도시로 가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자율주행자동차로 가기위한 전초전은 전기자동차로부터 시작된다.

최초의 충전식 전기차
최초의 충전식 전기차 '삼륜자전거' - 구스타프 트루베(1881)

◆ 200여년의 역사를 가진 전기자동차

1828년 헝가리 사제 아니오스 예들리크는 최초로 소형 전기차 모형을 만들었다. 1834년 스코틀랜드 발명가 로버트 앤더슨은 최초로 사람이 탈 수 있는 일회용 전기차를 만들었다. 그러나 전기 재충전 기술이 없었기 때문에 실제로 사용 가능한 전기차는 재충전이 가능한 납축전지가 발명된 1859년 뒤에야 만들어지게 된다.

1881년 프랑스 발명가 구스타프 트루베는 최초로 현대적 의미의 충전식 전기차를 시연했다. 심지어 100㎞/h를 처음 돌파한 것도 내연기관 자동차가 아닌 전기자동차였다. 프랑스 발명가 구스타프 트루베가 1881년 4월에 파리의 도로에서 시험한 삼륜 자동차는 최초로 사람을 태운 전기자동차로 여겨진다.

트루베는 1880년에 지멘스제 전기모터를 개량하고 당시 신기술이었던 충전지를 연결한 뒤 삼륜자전거에 장착하여 최초의 전기자동차를 개발하였다. 1881년 4월 19일에 시험 운행에 성공하였으나 특허를 내지는 못했다. 구스타프 트루베의 전기차가 일종의 청사진을 제시한 프로토타입이라면, 이를 처음으로 양산화한 사람은 영국의 토머스 파커였다.

세계최초의 양산형 전기차 – 토마스 파커(1894)
세계최초의 양산형 전기차 – 토마스 파커(1894)

그는 납축전지를 제조하는 회사를 운영, 1883년부터는 발전기까지 생산하고 있었으며, 이를 통해 영국 최초의 노면전차인 트램에 사용될 발전기와 장비들을 공급하고 있었다. 토머스 파커는 이 기술력을 기반으로 1894년, 세계 최초의 양산형 4륜 전기차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당시의 전기자동차는 기술적인 한계로 인해 성능 향상이 지지부진했으며 비싼 가격,무거운 배터리, 긴 충전 시간, 짧은 주행거리 등의 심각한 문제가 많았던 반면에 내연기관 자동차는 대량생산체제를 통해 가격을 낮추고 지속적인 개량을 통해 우수한 성능과 항속거리를 갖추게 되었다.

가까운 거리는 전기차, 먼거리는 열차로 이동했으나 차를 타고 먼거리로 이동하고 싶은 욕구가 늘어나게 된다. 석유라는 연료를 등에 업고 빠르게 향상되는 내연기관을 쫓아가기에는 아직 전기전자공학이 충분히 성숙하지 못했다. 결국 전기자동차는 경쟁력을 잃고 시장에서 사라졌다.

비운의 전기차 GM EV1(1996 ~ 2002)
비운의 전기차 GM EV1(1996 ~ 2002)

◆환경문제 대두로 전기차 시대

내연기관 자동차의 배출가스로 환경문제가 문제가 대두되면서 기존 내연기관을 대체할 자동차를 찾는 목소리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 시기 전기차에 대한 연구가 다시 활발하게 진행되고, 일부 제조사에서는 양산형 전기차를 내놓아 민간에 판매도 하는 등, 전기차 대중화를 시도하였다.

비운의 전기차로 알려진 GM의 'EV1'보다 6년이나 빨리 시판된 피아트의 판다 엘레트라는 배터리의 무게를 견디기 위해 서스펜션 감쇠력을 높이면서 승차감이 떨어져 대중화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대량 생산 제조사가 세계최초로 상용화한 전기차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되었다.

제너럴 모터스가 1996부터 1999년까지 생산한 세계최초의 대량생산 전기차동차 EV1은 1994년부터 진행된 프로젝트를 마치고 1996년부터 판매를 시작했으며 1999년까지 1,117대가 생산되었다. 실제 효율이 뛰어난 니켈-수소 배터리를 사용했으며 소비자들의 반응도 상당히 좋았다.

하지만 전기차의 시대가 오는 것을 두려워한 미국 정유업계가 연합하여 소송을 벌이고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외압과 음모라는 소문으로 제조사에서 2002년까지 모든 차량을 회수, 일부 전시용을 제외하곤 모두 폐차처분했다.

전기자동차
전기자동차

◆전기자동차의 미래

각국 정부는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 탄소 배출 저감의 규모와 강도를 높이고 있다. 기후 변화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각국 정부가 선언한 2050년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2030년까지 전체 신차 판매 가운데 60%가 전기차같은 무공해 차량으로 채워져야 한다.

또 다른 이유로 복잡성 문제 해결이다. 미래 자동차는 탄소 배출 감축뿐 아니라, 모빌리티 서비스를 구현하는 '디바이스'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러한 서비스를 구현하려면 차량을 컴퓨터, 전자제품화해야 한다. 나머지 구동에 관계된 부분은 구조가 단순할수록 좋고 가장 단순한 구조의 차량이 바로 전기차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나 수소연료전지차의 복잡함이 전기차의 단순함을 이기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수소연료전지차는 구조도 복잡하지만, 대량의 수소를 생성해 이를 차량에 주입하는 과정 자체가 너무 복잡하고 기술적 난제가 상존해 있다.

일본 올해의 차 실행위원회가 주최하는
일본 올해의 차 실행위원회가 주최하는 '일본 올해의 차 2022~2023'에서 현대자동차의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가 '올해의 수입차'로 뽑혔다고 현대차가 12월9일 밝혔다. 사진은 아이오닉5 일본 '올해의 수입차' 선정 기념 이미지.

또 다른 이유는 원가 인하의 여력이다. 내연기관 자동차의 원가는 가혹해지는 연비규제에 대응해느라 계속 올라가는 반면, 전기차 원가는 구조의 단순성, 공용화의 용이성, 규모의 경제 때문에 계속 내려가게 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전기차는 내연기관보다 부품 수도 적어 생산이 급증하면 관련 부품의 수평분업이 가속화하고 부품의 가격도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모빌리티 서비스를 위한 수단이다.2016년 벤츠의 CEO는 CASE(Connected, Autonomous, Share, Electric)란 용어를 들고 나왔는데, 커넥티트, 자율주행, 공유는 모빌리티 서비스로 돈을 벌기 위한 핵심 기술인데, 이를 위해선 전기차라는 '디바이스'가 우선 필요하다는 얘기다.

먼저 E(전기차)에 집중하고 그 다음에 전기차를 기반으로 C(커넥티트)가 되는 SDV(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자동차)를 보급해 S(공유 서비스)로 돈을 벌고, 최종적으로 A(자율주행)를 완성해 나가는 순서다.

즉, 파워트레인은 자동차회사에 있어서 목표가 될 수 없다. 모빌리티 시장 선점이라는 목표를 향해 가는 수단에 불과한 것이다.

다만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해 돈을 벌려면 차량 구조가 단순해야 하고, 원가는 점점 낮아져야하고 스마트폰처럼 모든 것을 중앙에서 통제하고, 차량의 모든 동작·기능을 전기·전자적으로 쉽게 제어할 수 있어야 하는데 여기에 부합하는 수단이 전기차 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기자동차
전기자동차

◆전기차로 바뀌기 위해 준비해야 할 미래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NEF)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차(EV)는 2025년에 전세계 승용차 판매의 10%를 차지할 것이며, 그 수치는 2030년 28%, 2040년 58%로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연구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 승용차 판매량 중 전기차 비중은 약 3% 수준이다.

사용량 측면에서 BNEF는 204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5억 대의 승용 EV가 운행 될 것이며, 총 승용차 대수는 16억대에 달하는 것으로 예상한다. 도로를 달리는 모든 자동차 중 전기차의 비율은 31% 정도라는 말이다. 아쉽게도 전기자동차보다 내연기관 자동차가 더 많이 거리를 달리고 있을 거라는 설명이다.

전 세계가 엄청난 노력을 해도 대략 20년 후인 2040년경에도 여전히 내연기관 자동차가 우세인 시대를 살고 있을 거라는 예측이다.

하지만, 미래는 전기자동차의 시대가 될 것이다. 전기자동차에는 자율운전 기능, 커넥티비티 기능 등이 함께 탑재될 것이고, 공유서비스 등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 생태계가 속속 연결될 것임에는 틀림없다. 따라서 한 축으로는 전통적인 가치사슬과 미래의 가치사슬을 비교 분석하면서 미래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류경진 영남이공대학교 스마트 e-자동차과 교수
류경진 영남이공대학교 스마트 e-자동차과 교수

류경진 영남이공대학교 스마트 e-자동차과 교수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