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포항지역 시민 수천명이 포스코 포항 본사 앞에 모여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에 나섰다.
지난 2021년 말 포스코 지주회사(포스코홀딩스) 설립으로 촉발된 갈등이 1년 반이 넘게 흐른 지금까지 제대로 봉합되지 않은 모습이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포스코-포항시-시민대표 간의 대화 창구마저 중단돼 이를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다.
'최정우 퇴출! 포스코지주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는 이날 오후 2시쯤 포스코 포항 본사 앞에서 '범대위 활동 시민 보고대회 및 최정우 퇴출! 시민 총궐기대회'를 주최했다. 이번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4천여명(경찰 추산 2천300명)의 시민들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집회는 범대위의 활동 시민 보고를 시작으로 대국민 호소문 발표, 긴급 성명서 낭독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특히 최 회장의 모형을 만들어 '포항의 죄인'이라는 뜻의 '포항시민 역적상'을 수여하고, 거짓말쟁이라는 뜻으로 모형의 코를 자른 뒤 곤장을 때리는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포항에 주소지만 둔 채 서울지역에 직원 2천500명을 근무시키고, 2027년까지 경기도 성남시 위례지구 5만6천여㎡ 대규모 부지에 미래기술연구원 분원을 구축하기로 한 행위 등을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집회 전 화형식 등 다소 과격한 행위도 예고됐으나 시민 정서 등을 고려해 퍼포먼스 부분은 다소 수위를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범대위는 이날 긴급성명서를 통해 "최정우 회장이 다음달 3일 있을 포항종합제철 준공 50주년 기념행사에 윤석열 대통열을 초청하는 등 자신의 입지를 만회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포스코가 더 이상 국민기업이 아니라고 단언한 최정우 회장이 과연 뜻깊은 50주년 행사를 개최할 자격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처럼 포스코홀딩스 문제에 대한 대규모 집회가 이어지는 배경에는 지난해 말 이후로 포스코와 포항시, 시민단체 등의 3자 협의체가 제 기능을 못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2월 포스코홀딩스 관련 합의 이후 포스코-포항시·시민대표단은 상생협력TF회의를 꾸리고 대화를 이어갔으나 지난해 12월 23일 7차 TF회의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협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홀딩스 본사 포항 이전을 비롯해 수소환원제철소 건립과 2차전지 소재사업 투자 등 포항에 대한 투자 확대 등 성실한 약속 이행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최고 경영자의 무조건적인 퇴진을 요구하며 갈등을 조장하는데 어떻게 더 이상 대화를 이어갈 수 있겠냐"고 설명했다.
이처럼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우선 대화를 통해 상생과 협력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포항시의회는 지난 12일 전체의원 간담회를 통해 "포스코가 상생협력을 위해 시민 및 포항시와 소통하려는 의지를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고 지적하면서도 "시민과 포스코의 불협화음으로 비칠까 우려된다. 갈등과 반목보다는 상생과 소통의 지혜로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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