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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비극 없도록"…세월호·이태원 추모했던 오송 참변 30대

16일 미호천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실종자 수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미호천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실종자 수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로 사망한 조모(32) 씨가 생전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 등 인재에 슬퍼하며 추모글을 남겼던 사실이 알려지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1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조 씨가 과거 자신의 SNS에 올린 추모글이 퍼져나가며 애도가 이어졌다.

조 씨는 앞서 2019년 4월 16일 세월호 5주기 당시 SNS를 통해 "5년 전 나는 고시원에서 생활하는 가난한 대학생이었다. 그때 나 살기도 힘들었는데 세월호 뉴스를 보고 눈물이 흘렀다. 무사히 아이들이 구출되길 바라고 또 바랐다"며 운을 뗐다.

이어 "5년이 지난 오늘 나는 여전히 가난한 대학생이고, 많은 아이가 돌아오지 못했다. 어떻게 된 건지는 대충 드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어른은 자리에 없었다. 그렇지만 그때 함께했던 마음만은 오래도록 남아 가야 할 길을 가르쳐주겠지. 얘들아, 다시는 이런 비극이 없도록 남아있는 우리들이 더 열심히 살게"라고 적었다.

또 조 씨는 이태원 참사 발생 다음 날인 지난 2022년 10월 30일에도 추모의 글을 남겼다.

조 씨는 "오늘 소식을 들으며 오래전 상주에서 있었던 사고가 생각났다. 내 고향 상주는 인구가 10만명이 안 되는 시골인데, 가을쯤이면 자전거 축제라는 걸 하곤 했다. 축제에 연예인을 초청했고 모처럼 유명인을 보기 위해 공연 장소에 1만명이 넘는 사람이 모였고, 사고가 났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그래서 그런지 이태원 사고 소식을 듣고 마음이 안 좋았는지 모른다. 내가 아는, 내가 알지 못하는 모든 분의 안녕을 빈다"고 했다. 동시에 "한창 반짝일 젊음이 이렇게 지는 게 슬프다"고 덧붙였다.

이에 누리꾼들은 "참사를 보고 저렇게 안타까워하던 분이었는데 참사로 돌아가시다니", "공감하고 타인의 슬픔에 같이 슬퍼해 주던 청년이었다. 하셨던 말씀처럼 남은 사람들이 이런 비극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는 게 맞겠죠"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앞서 조 씨는 지난 15일 아침 출근길 급류에 휩쓸린 청주 747번 급행버스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며 끝내 사망했다.

조 씨의 친구는 "며칠 전 생일이었다. 창업을 목표로 열심히 삶을 가꾸어 나가던 너무나 선하고 따뜻한 친구였다. 그 친구가 흙탕물 속에서 갔다고 한다"며 부고를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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