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대형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추진하는 불공정 실태조사에서 '갑질'과 '독소조항' 등으로 신고 당한 CJ올리브영이 빠지자 유통업계는 형평성에서 문제가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H&B(헬스&뷰티) 시장에서 2조가 넘는 매출을 올리고 거의 독점적 지위를 가진 올리브영의 불공정 실태를 제대로 확인해야 한다는 것.
공정위는 다음달까지 백화점과 대형마트, 온라인쇼핑몰 등 34개 유통브랜드와 7천여개 납품·입점업체들을 대상으로 유통거래 실태조사 및 19개 업종 5만여개 사업자를 대상으로 대리점거래 실태조사를 실시한다고 지난 7일 밝혔다.
특히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대규모유통업법상 경영간섭행위 금지조항'과 관련해 대규모유통업자들이 자신의 납품업체에 대한 경영활동을 간섭하는 행위의 구체적인 사례들을 조사하기로 했다.
공정위 측은 "최근 온라인 거래환경 변화 등에 따라 이슈가 되고 있는 대규모유통업자들의 배타적 거래 요구에 대해서도 유통 전(全) 업태에서 납품업자들의 해당 경험 유무, 동 행위에 대한 거래관행 개선 체감도 등을 이번 조사에서 상세하게 살펴볼 예정이다"고 밝혔다.
공정위가 대규모유통법상 경영간섭행위와 배타적 거래 요구에 대해서 적극 살피겠다고 설명했지만 해당 부분과 관련해 공정위에 신고된 CJ올리브영은 조사 대상에서 빠졌다.
실제 공정위 심사관은 CJ올리브영이 납품업체가 랄라블라 등 경쟁 H&B 업체와 거래하지 않도록 방해해 공정거래법상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등으로 제재해야 한다는 의견의 심사보고서를 지난 2월 발송했다.
또 한 유통업체는 지난달 올리브영을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공정위에 신고했다. 올리브영이 협력업체와 계약을 맺으면서 배타적 거래 요구 등을 담은 독소조항을 넣었다는 것. 이와 관련해 실제 증거자료들까지 제출된 상황이다.
유통업계는 각종 갑질 논란이 일어난 상황에서 공정위의 대대적인 조사 대상에서 올리브영이 빠진 것은 중소화장품업체가 겪고 있는 '갑질'을 모른척 하는 처사라고 비판하고 있다.
올리브영은 대규모 유통업법 적용을 받는 대형 유통기업으로, 지난해 매출이 2조7천77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31.6%나 뛰었다. 올리브영은 국내 H&B시장에서 올 1분기 운영점포 수(1천316개) 기준으로 차지하는 비중이 올 1분기 71.3%에 달해 거의 독과점 수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정위가 유통기업들을 여러 카테고리로 분류하면서 올리브영을 넣을 카테고리가 없어 이번 조사에서 빠졌다는 이야기가 들리더라"라며 "카테고리 분류가 어렵다고 각종 갑질 등의 신고가 접수된 올리브영을 조사에서 빼는것은 너무 행정안일주의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어 "불공정거래에 대해서 제대로된 조사가 없다면 납품업체들은 갑질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댓글 많은 뉴스
경북대 '반한집회'에 뒷문 진입한 한동훈…"정치 참 어렵다"
한동훈, 조기대선 실시되면 "차기 대선은 보수가 가장 이기기 쉬운 선거될 것"
유승민 "박근혜와 오해 풀고싶어…'배신자 프레임' 동의 안 해"
"尹 만세"…유인물 뿌리고 분신한 尹 대통령 지지자, 숨져
법학자들 "내란죄 불분명…국민 납득 가능한 판결문 나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