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감사원 "文정부, 탈원전 시 전기료 인상 가능성 '40%→11%'로 축소 발표"

"신재생에너지 비율 목표치도 부풀렸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21년 11월 영국 글래스고 스코틀랜드 이벤트 캠퍼스(SEC)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21년 11월 영국 글래스고 스코틀랜드 이벤트 캠퍼스(SEC)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가 산업통상자원부에 '원자력·화력보다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로 발전하는 비중을 높이더라도 2018년부터 2030년까지 12년 동안 전기요금이 단 10.9%만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게 했다는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밝혀졌다. 당시 산업부는 전기요금이 40% 가까이 오를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대외적으로는 상승률이 10.9%에 그칠 것이라고 축소 발표했다.

감사원이 14일 공개한 '신재생 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부는 2015년에 세운 '제7차 전력 수급 기본 계획'에서 2029년까지 신재생 발전 비중을 11.7%까지 높이기로 계획하고 있었다. 그러나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7년 대선에서 신재생 발전 비중을 2030년까지 20%로 높이겠다고 공약한 상태였다.

2017년 5~6월 산업부는 문 정부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격이었던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등에 '신재생 발전 비중을 2030년까지 20%로 높일 경우, 전기요금을 2018년 대비 39.6% 올려야 한다'고 보고했다. 이 계산에 따르면 국민들은 향후 12년간 전기요금을 140조원 이상 더 내야했다. 이마저도 신재생 에너지 발전 단가가 2018년부터 2030년까지 동일하다는 가정 하에 계산된 것이었다.

그러나 산업부는 불과 한 달 만에 자신들의 입장을 손바닥 뒤집듯이 바꿨다. 해당 보고를 접한 백운규 당시 산업부 장관 후보자와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이 신재생 발전 단가가 시간이 갈수록 하락하는 것으로 계산을 바꿀 것을 요구하면서다.

결국 산업부는 같은 해 7월 전기요금이 2030년까지 단 0.5~6.6%만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만들어 대통령비서실에 보고했다. 이는 신재생 발전 단가는 2016년부터 2030년까지 현재의 30~50% 하락하고, 당시 두바이유가 배럴당 53달러에 불과했던 이례적인 저(低)유가 상황이 앞으로도 계속된다고 가정한 끝에 만든 결과였다.

산업부의 전망치는 이후 전력거래소의 전망을 반영해 10.9%로 바뀌었으나, 이 역시 처음에 계산한 39.6%에 비하면 약 4분의 1에 불과했다.

이 밖에도 산업부는 지난 2021년 4월 문 전 대통령이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연내 높이라고 지시하자 2030년까지 현실적으로 가능한 신재생에너지 비율은 최대 24.2%라는 내부검토 결과에도 불구, 30.2%까지 목표를 높인 뒤 이행 방안은 나중에 찾기로 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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