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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맥도날드 교보점 곧 폐점…이제 동성로 달랑 1개 "대구 최고 번화가 맞아?"

대구시민들이 '시내'라고 지칭하는 '대구 동성로' 범위 내 맥도날드 매장 2곳. 네이버 지도
대구시민들이 '시내'라고 지칭하는 '대구 동성로' 범위 내 맥도날드 매장 2곳. 네이버 지도

대구시민들이 '시내'라고 지칭하는 대구 동성로의 약속·만남 주요 장소인 교보문고 대구점 건물(교보생명 동성로 사옥)의 1층에 자리해 있는 맥도날드 동성로교보점이 곧 문을 닫는다.

맥도날드 동성로교보점은 최근 매장 공지를 통해 오는 11월 26일 자로 영업을 종료한다고 알렸다.

이에 따라 당장 대구 동성로 일대에는 맥도날드 동성로2호점 1곳만 남게 된다.

화려한 간판이 유명했던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42번가 맥도날드 매장의 2019년 9월 당시 모습. 현재 폐업한 상태다. 황희진 기자
화려한 간판이 유명했던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42번가 맥도날드 매장의 2019년 9월 당시 모습. 현재 폐업한 상태다. 황희진 기자

▶세계 대도시 번화가에는 간판이 반드시 있는 프랜차이즈이며 그 개수로 상권의 크기 및 활성화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브랜드 중 하나가 바로 맥도날드인데, 대구 동성로의 경우 공교롭게도 최근 '공실'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과 함께 맥도날드 개수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모습을 두고 일종의 지표로 해석할 수 있게 됐다.

애초 대구 동성로에는 지금의 동성로2호점이 먼저 생겼다. 동성로에서도 노른자 땅인 구 대구백화점 본점 바로 옆에 들어섰다. 또한 바로 인근엔 법무사회관 건물도 있는데, 이 건물은 거의 매년 대구에서 공시지가가 가장 높은 곳으로 조사된다. 해당 건물은 가장 최근 조사인 2023년 1월 1일 기준으로도 공시지가가 1㎡ 당 3천872만원을 기록, 대구에서 가장 비쌌다.

이어 맥도날드는 바로 북쪽 교보문고 대구점 건물에도 들어서 운영돼 왔다.

대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본점 건물. 매일신문DB
대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본점 건물. 매일신문DB

▶이랬던 동성로는 중앙네거리와 대구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을 동서로 지나는 국채보상로를 기준으로 북쪽(대구역 방면)이 먼저 쇠락하더니, 요즘엔 남쪽(반월당역 방면)도 예전 만큼 활기를 보이지 못하는 모습이다.

상징적인 상황이 대구백화점 본점이 지난 2021년 7월부터 영업 중단에 들어가 현재 경영권 매각을 위한 사전 절차에 놓인 것이다.

물론 최근 온라인 패션 스토어 무신사의 자체상표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매장이 전국에서는 3번째로, 서울(홍대점, 강남점) 외 지역에서는 최초로 대구에 들어선 게 반대 사례이기는 하다.

식음료 브랜드를 따져도 스타벅스 같은 경우 전국적 추세에 대구 동성로도 과거에 비해 되려 점포 수가 늘었다. 2023년 11월 기준 동성로에만 10곳, 대구 전체엔 83곳이다. 따지고 보면 과거 맥도날드 같은 브랜드들이 맡았던 '도심 활성화 지표'는 스타벅스가 담당하게 된 셈이다.

결국 지자체가 사실상 '인공호흡' 성격인 상권 활성화 사업(동성로 르네상스 프로젝트)을 펼치고 대중교통전용지구 중앙네거리~대구역네거리 구간을 해제하는 등의 모습은, 대구 동성로에 애시당초 그런 조치 자체가 필요 없었던, '화려했던' 과거와 비교하게 만든다.

▶이런 상황은 대구와 함께 '꾸준한 인구 감소가 골칫거리'인 부산의 동성로 격 '서면'도 마찬가지다. 부산 서면엔 현재 맥도날드 서면3호점 단 1곳만 남아 있다.

조만간 1호는 없고 이름만 '2호'가 될 동성로2호점과 비슷한 네이밍(1, 2호는 없고 3호만)의 매장이다.

실은 5년 전인 2018년 부산 서면점을 비롯해 서울대입구점, 신촌점, 사당점, 청량리역점, 성신여대점, 천호이마트점, 용인단대점, 동탄나루마을점 등 전국 주요 도시 번화가 곳곳 맥도날드 매장이 대거 문을 닫은 게 화제의 뉴스이기도 했다.

맥도날드 로고
맥도날드 로고

▶다만, 그러는 사이 맥도날드는 차량을 타고 주문하는 게 메인인 DT(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꽤 늘렸다.

대구는 현재 25곳 맥도날드 매장 가운데 단 4곳(동성로교보점, 동성로2호점, 만촌이마트점, 이마트월배점)을 제외한 21곳이 DT점이다. DT점은 차량 주문과 함께 일반 매장도 운영한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유행을 거치며 배달과 함께 DT가 소비자들의 선호 구매 방식으로 떠오른 걸 감안하면, 침체하는 구도심 한복판 맥도날드 매장은 반쪽짜리 기능 및 경쟁력만 가지게 됐다고도 볼 수 있다.

이에 더해 '쉑쉑버거'등 최근 경쟁 브랜드들이 늘어난 것도 곁들일 수 있는 분석 요소다. 요즘 햄버거 시장은 구 버거 대 신 버거 구도가 꽤 짙어졌다.

참고로 대구 동성로에서는 맥도날드에 앞서 버거킹이 2곳이던 매장을 1곳으로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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