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정치권 제정법 발의 현황] (상)21대 국회 입법 활동

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21대 국회 대구 국회의원 대표 제정법률안 현황

21대 국회 임기 만료(내년 5월 29일)가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구경북(TK) 정치권을 중심으로 '입법의 꽃'이라 불리는 제정법 발의 현황을 분석했다. 기존 법률을 개정하는 것으로는 시대 변화에 따른 정책적 공백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때, 국회의원은 새로운 법률을 제정해 독자적 입법 영역을 개척한다. 국회의원은 자신이 발의한 제정법이 본회의를 통과하는 순간을 "입법활동을 통틀어 가장 보람된다"고 입을 모은다.

22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양금희 의원(대구 북구갑)은 2020년 12월 기업디지털전환 지원법안을 대표 발의해 2021년 12월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이로써 기업의 디지털 전환과 관련해 범부처적 지원 근거가 마련됐다.

양 의원이 2022년 12월 발의한 국가자원안보 특별법안도 이날 법안소위를 통과해 최종 관문인 법사위 상정을 앞두고 있다.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구갑)은 지난해 8월 대구시의 요청을 받아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해 올해 4월 통과시켰다. 당시 여당 원내대표였던 주 의원을 중심으로 TK 정치권이 공조한 쾌거였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대구 달성군)은 원내수석부대표 시절인 2021년 11월 지방소멸위기대응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해 이듬해인 2022년 5월 통과시켰다. 특별법에는 지방소멸위기특별지역 지정 및 각종 특례가 담겼다.

류성걸 의원(대구 동구갑)이 2022년 10월 대표 발의한 경제안보를 위한 공급망 안정화 지원 기본법안은 소관위 법안소위를 통과해 최종 관문인 법사위 상정을 앞두고 있다. 기본법이 통과되면 핵심 자원 및 원자재 공급망의 안전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다.

서울경찰청장 출신의 김용판 의원(대구 달서구병)이 2022년 8월 대표 발의한 사기방지 기본법안은 지난 21일 소관위 법안소위를 통과했다. 현재 법사위 회부 및 심사를 남겨둔 상태로, 법안이 통과되면 사기범죄 수사를 통합적으로 관할하는 컨트롤타워(사기통합신고대응원)가 설립된다.

'대구 응급실 뺑뺑이' 사건을 계기로 지난 10월 홍석준 의원(대구 달서구갑)이 대표 발의한 필수의료 육성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안은 지난 21일 소관위 법안소위에 상정돼 본격적인 심사에 돌입했다. 법안 제정 시 국가와 지자체가 필수의료의 지원·육성 시책을 마련하게 되고, 기피의 원인이 됐던 의료사고 시 형사책임을 감면하게 된다.

대구시의 요청을 받은 윤재옥 원내대표(대구 달서구을)가 헌정 사상 최다인 여야 의원 260명의 서명을 받아 지난 8월 대표 발의한 달빛고속철도 건설을 위한 특별법안은 내달 5일 소관위 법안소위 심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일부는 제정법 발의 후 통과에 이르기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인선 의원(대구 수성구을)은 2022년 8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및 유치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해 소관위 법안소위에서 총 11차례 심사했지만 여야 이견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김승수 의원(대구 북구을)의 문화산업 공정유통 및 상생협력에 관한 법률안도 문화계의 염원을 담아 2022년 11월 발의됐으나, 정부와 일부 이견이 발생하며 통과가 지체되고 있다.

강대식 의원(대구 동구을)의 6·25참전 소년소녀병 보상에 관한 법률안(2020년 6월 발의)과 임병헌 의원(대구 중구남구)의 6·25전쟁 참전 소년소녀병 명예선양에 관한 법률안(2023년 3월 발의)도 소관위 법안소위 문턱을 좀체 넘지 못하며 임기 만료와 함께 자동 폐기될 위기다.

정치권 관계자는 "제정법은 국회의원 입법활동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며 "예산 국회 이후 곧바로 총선 국면에 돌입하겠지만 이미 발의된 제정법을 통과시켜 유종의 미를 거두는데도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