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04년 제정된 '학교폭력 예방법'이 내년이면 '스무 살'이 되지만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초·중·고 학생들의 응답률은 1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근 들어 학교폭력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진 영향도 있지만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다루는 방식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목소리도 설득력을 얻고있다.
14일 교육부는 전북을 제외한 16개 시·도교육청과 함께 지난 4~5월 조사한 '2023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2학기부터 응답 시점까지 학교폭력 피해·가해·목격 경험을 온라인으로 묻는 이번 조사에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 384만명 중 317만명(82.6%)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학교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답한 '피해 응답률'은 1.9%로 2013년(2.2%)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피해응답률은 2020년 0.9%에서 2021년 1.1%, 지난해 1.7% 등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학교폭력 심의 건수 역시 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대구시내 초·중·고 학교폭력 심의 건수는 2019년 1천327건에서 코로나19로 비대면수업이 이뤄진 2020년 346건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일상회복과 함께 심의건수도 2021년 678건, 지난해 863건으로 고개를 들고 있다. 경북 역시 2019년 1천404건에서 이듬해 446건으로 줄었다가, 정상 등교가 이뤄진 2021년과 지난해 각각 975건, 1천30건을 기록했다.
학교폭력을 경험하는 연령이 점차 낮아지는 모습도 확인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초등학교의 피해응답률이 3.9%로 가장 높았고, 이어 중학교(1.3%), 고등학교(0.4%) 순이었다.
학교폭력 피해 유형별로는 '언어폭력'이 37.1%로 가장 많았고, '신체폭력'(17.3%)과 '집단 따돌림'(15.1%)이 뒤를 이었다.
신체폭력 비중이 1년 전보다 2.7%포인트(p) 높아진 점도 눈길을 끈다. 반면 꾸준히 증가하던 '사이버폭력' 비중은 지난해 9.6%에서 올해 6.9%로 2.7%p 떨어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해 1학기부터 코로나19 거리두기가 해제돼 대면수업이 늘어나면서 사이버폭력보다는 신체폭력 중심으로 증가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교폭력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등 학교폭력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학교폭력 민감도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강윤구 대구지방변호사회장은 "학교폭력 예방법이 제정된 지 20년이 됐지만 학교폭력은 여전히 진행형"이라며 "인식 전환과 학교폭력에 대한 법적 제도적 개선 방안을 모색할 시점이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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