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와 외래어 나열로 길어지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 작명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서울에서 나왔다.
서울시는 오는 21일 서울시청 서소문청사에서 공동주택 명칭 개선 토론회를 열어 지역 가이드라인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도로명에도 사용되는 아파트 단지 이름이 공공성을 가져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재건축, 재개발로 들어서는 아파트 단지 등 공동주택 명칭은 여러 외국어가 조합되면서 점차 길어지는 추세다. 아파트 단지 이름이 건설사 브랜드와 지리적 특징 등 인지도를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데다 아파트 이름이 집값과 해당 단지의 커뮤니티 가치에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까지 확산한 탓이다. 실제로 전국에서 가장 이름이 긴 전남 나주의 한 아파트의 경우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빛가람 대방엘리움 로얄카운티'로 음절이 20개가 넘는다.
이번 가이드라인에는 길고 생소한 외국어 사용은 자제하고 부르기 쉬운 한글이나 지역의 유래, 옛 지명을 활용할 것을 권고하는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단지명 특화를 위해 붙이는 '센트럴' '팰리스' '메트로' '더퍼스트' '에듀' 등 수식어는 최대 10자를 넘지 않도록 하고 개성을 살리되 법정동, 행정동은 지켜야 한다는 점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단지 아파트의 경우 해당 이름이 도로명으로도 사용돼 주소로서 공공성이 담보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택배·우편물 배달이나 방문자 혼란을 막을 쉬운 명칭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시가 지난해 11~12월 시민 1천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식조사에서 응답자의 74%가 "공공주택 명칭이 어렵고 복잡해 방문 시 헷갈린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다만 이번 가이드라인은 강제가 아닌 권고 사항이기 때문에 실제 현장에 적용되는 데 민간 건설사와 입주자들의 동참 여부가 관건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전 논의 과정에서 공동주택 명칭 제정의 실무적인 어려움에 대해 건설사들과 의견을 나눴다"면서 "국내 산업을 견인해 나가는 대형 업체들이 주거문화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명칭 개선을 위한 노력에도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다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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