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과학수사 기법을 범죄 현장에 활용, 용의자를 특정하고 범죄 행위를 입증하는 방식이 점점 정교해지고 있다. 대구경찰청 소속 경찰관들은 '과학수사발전연구회' 모임을 통해 수사기법을 발전시키는 가운데 올해 경찰청 '최우수 학습모임'으로 선정되는 성과도 냈다고 26일 밝혔다.
대구경찰청의 과학수사 성과는 지난 3월 마약유통책 피의자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톡톡히 기여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피의자가 고속도로를 이용한 사실을 확인한 경찰은 해당기간 도로공사에서 회수한 고속도로 통행권을 수거, 차량의 실제 운전자를 특정해냈다.
재사용이 가능한 이 통행권에는 통과시각이나 톨게이트 번호 등 관련 정보가 '지워지는 잉크'로 쓰이는데 대구경찰청 과학수사대는 관련 연구를 통해 휘발돼 날아간 숫자열을 복구해낸 것이다. 이들은 이렇게 고안한 방법을 지난 10월 발표해 동료 경찰들과 공유했다.
연구에 참여한 고복찬 대구경찰청 과학수사대 경위는 "통행권에서 지문이 나왔다고 하더라도 정확히 언제 회수된 통행권인지 알 수 없다면 증거로서의 활용 가치가 낮을 수밖에 없었는데 과학수사로 혐의 입증에 매우 중요한 포인트를 따낸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비슷한 예로 지난해에는 테이프 등의 접착면에서 지문이나 DNA 시료를 효과적으로 확보하는 방법을 고안해 발표, 공유한 사례도 있었다. 에어컨 실외기 등 각종 물체 뒤에 마약을 부착해 두고 위치정보를 전달하는'던지기' 수법 마약거래 수사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기법이다.
대구청의 과학수사발전연구회 모임은 월 1회 열되, 경우에 따라 모임을 추가 개최하는 방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구과학수사연구소, 경북대수사과학대학원,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등 관련 인력이 폭넓게 참여해 정보를 공유하는 장으로 기능하고 있기도 하다. 올해 열다섯 차례 열렸으며 분야별 내부 소모임 역시 활발한 점도 자랑이다.

과학수사 '면학 분위기' 속에서 참가자들의 개인적 발전도 상당하다. 소방공학 전공자인 주영근 경사는 현장에서 신속한 지문현출 등을 돕는 '이동식 암막 돔'을 개발해 올해 5월 특허등록까지 마친 상태다. 김연희 경사는 대구청 최초 지문감정관 자격 취득하는 등 지문, 족윤적. 전문감정관 '2관왕'을 달성했다. 경찰청 인증 전문수사관 중 최고 경지인 '미스터' 자격을 취득한 김성동 경위, 국제공인 화재폭발조사관 김원식, 고복찬 경위 등이 폭넓은 실무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박봉수 대구경찰청 과학수사과장은 "올해 경찰청 평가에서 최우수 학습모임으로 선정된 연구회는 앞으로도 '공부하는 과학수사관' 모습을 정립하고, 다가올 미래 치안환경에 대비한 맞춤형 연구 과제를 계속 찾아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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