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 한동대 창업기업 '미드바르' CES 최고혁신상

공기 중 수분으로 식물 생장…땅에서보다 30% 성장 빨라
한국·미국·아랍서 특허 등록…경북 기업 혁신상 7개 석권
"뿌리에 안개 뿌리는 스마트팜, 포항 넘어 세계 홀린다"
최소한의 물로 농사짓는 기술…NASA에서도 주목

CES 2024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미드바르의 에어팜이 한다. 미드바르 제공
CES 2024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미드바르의 에어팜이 한다. 미드바르 제공

식물이 땅에 뿌리내리지 않은 채 공기 중에 퍼진 수분과 양액으로 자라는 국내 차세대 스마트팜 기술이 세계 최대 정보기술·가전 전시회인 'CES 2024'에서 인간 안보 분야 최고혁신상(Best of Innovation)을 받았다. 이 상은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 3천여 출품작 가운데 최우수 27개에만 주어진다.

세계 최초의 공기주입식 스마트팜 모듈 '에어팜'으로 최고혁신상을 거머쥔 서충모 미드바르 대표는 29일 "회사 기술력이 전 세계에 소개된다니 크게 설렌다"고 했다. 미드바르(광야라는 뜻)는 2020년 12월 포항에서 출범한 한동대학교 창업기업이다.

이 회사 실험실에선 '식물은 흙에 뿌리내리고 물과 햇빛을 흡수하며 자란다'는 상식이 무너진다. 흙 없이 지지대에 고정된 식물은 뿌리를 드러낸 채 뿌연 안개를 마신다. '에어로포닉스'라 부르는 이 기술은 뿌리가 안개 속의 물과 영양제, 산소를 더 많이 빨아들일 수 있도록 해 생장속도가 땅에서보다 30% 이상 빠르다.

뿌리로 흡수된 물은 줄기를 타고 잎에 도달하면서 양분을 빼앗긴 뒤 기체가 돼 식물 밖으로 빠져 나간다. 이 물에 양액을 섞어 다시 안개로 분무한다. 지지대만 세우면 돼 공간 제약도 없다. 수경재배가 어려운 당근·감자에도 적용할 수 있다. IoT(사물인터넷)로 생육 데이터를 수집·활용해 농장 운영효율도 높였다.

미국항공우주국(NASA)도 미드바르의 기술력에 주목하고 있다. 사막과 우주에서도 식물 생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드바르는 한국은 물론 미국, 아랍에미리트에도 특허를 출원해 기술등록을 마쳤다. 서 대표는 "에어로포닉스 기술은 전쟁이나 재난지역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식량안보에 기여할 수 있다. 회사의 비전과 농사에 관심 있는 청년들이 미드바르의 채용문을 많이 두드려줬으면 한다"고 했다.

한편 경북도에 따르면 CES 2024에서 혁신상을 받는 경북 기업은 모두 7곳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2곳이었다. 올해는 미드바르와 함께 ▷플로우스튜디오(과학실험용 교육교재 제작) ▷리플라(재활용 플라스틱의 순도 판별기기)와 포스코 주관 참가사 4개 사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CES 2024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서충모 미드바르 대표. 미드바르 제공
CES 2024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서충모 미드바르 대표. 미드바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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