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요격 불가능 미사일 날아오는데 침묵만 하는 제1야당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북한이 도발해 온다면 몇 배로 응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 심의 최고회의에서 안보를 화두 삼은 일은 이례적이다. 지난 14일 북한의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발사가 문제였다. 음속의 10배로 날아가는 극초음속 미사일은 우리 기술로는 요격이 불가능하다.

앞서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북한은 세 차례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이 네 번째인데 이전과 다른 점은 처음으로 고체연료가 사용됐다는 점이다. 액체 발사체는 별도의 장소에서 연료를 주입해야 한다. 지금까지 발사 지점이 장강도 지역에 국한된 이유다. 반면 고체연료 발사체는 별도의 연료 주입 단계가 필요 없다. 미리 충전해 놓고 은밀히 이동시키면, 매복된 비밀 장소에서 언제든 발사 가능하다. 요격이 불가능하고 사전 징후 포착도 어렵기 때문에 고체연료 발사체는 동북아 안보 정세에 '게임체인저'로 불린다.

북한이 총 네 번에 걸쳐 '게임체인저'를 시도할 때마다 국민의힘은 맹비난했다. 이렇다 할 방어 전략이 없기에 '선제타격' 전술까지 제시했다. 진보 성향 표심을 의식한 더불어민주당은 조직적으로 반대했다. 실제로 2022년 초 북한이 세 번째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하자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킬체인을 위한 선제타격밖에 답이 없다"고 했다. 이에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화약고 안에서 불장난하는 어린이를 보는 것 같다"고 했고, 민주당은 윤 후보를 향해 '전쟁광' '호전광' '망언'이라고 협공했다.

민주당은 지금까지 북한 도발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핵탄두와 전술 핵잠수함에 이어 1분 만에 서울을 날려 버릴 미사일 개발까지 완료했다고 주장하는 북한에, 이제는 제1야당도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야 할 때다. 외교와 대화를 단절하자는 게 아니다. 실효성 있는 대북 군사 억제책을 놓고 정부·여당과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규정한 '적대적 교전국' 입장에 서서 대한민국 제1정당의 명확한 입장 표명이 불가피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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