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빛바랜 7천명 자족도시 청사진…활력 잃은 안심뉴타운 해법 없나

이케아 입점 무산, 4만여㎡ 핵심부지 잡초만 가득
일반상업시설 분양계약 지지부진, 준공된 상가도 공실 많아
생활 편의성 떨어지고 인적 드물어… 주민 불만 목소리
대구시·도시개발공사 "신규투자자 유치 노력 계속"

28일 대구 동구 안심뉴타운 내 이케아 입점이 무산된 부지.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28일 대구 동구 안심뉴타운 내 이케아 입점이 무산된 부지.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이케아가 입점계획으로 취소하면서 미개발 상태로 남은 안심뉴타운 유통상업지구에 잡초가 무성한 모습. 김유진 수습기자
이케아가 입점계획으로 취소하면서 미개발 상태로 남은 안심뉴타운 유통상업지구에 잡초가 무성한 모습. 김유진 수습기자

2018년 기공식을 열고 야심차게 출발한 안심뉴타운이 기대와는 달리 5년이 넘도록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이케아가 경영 환경 악화 문제로 대구 진출을 유보한 가운데 '7천명 자족도시'의 청사진을 내걸었던 안심뉴타운의 청사진도 빛이 바랜 모습이다.

28일 오후 3시쯤 찾은 대구 동구 율하동 안심뉴타운 일대, 세계 최대 가구기업 이케아(IKEA)의 대구점이 들어설 예정이었던 안심뉴타운 유통상업용지 4만1천134㎡에는 공사자재 대신 무성히 자란 잡초만 가득했다.

비교적 기온이 높은 일요일 낮 시간대임에도 유동인구를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간간히 지나다니는 주민들은 인근 식자재마트를 들러 생활용품과 식재료를 사는 고령층이 대부분이었다.

안심뉴타운 바로 앞 '율하교동편2' 버스 정류장은 총 8개의 시내버스가 경유하지만, 이날 버스 이용객 역시 찾아보기 힘들었다. 2022년 431가구 규모의 공동주택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3개 단지 1천505가구 규모의 공동주택이 입주를 마친 걸 감안하면 '유령도시'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았다.

안심뉴타운 내 유동인구가 적고 활력이 떨어지는 데에는 착공을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 백지화 된 이케아 입점 백지화 영향이 크다. 당초 이케아가 안심뉴타운에 새로운 매장을 열기로 하면서 이곳 유동인구가 크게 늘고, 대규모 고용창출에 따른 정주인구 유입효과에 기대가 모아졌다. 하지만 지난달 입점이 취소되면서 일대 분위기는 차갑게 식었다.

안심뉴타운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대표 A씨는 "이케아 입점 소식에 시장에 활기가 돌았는데 무산되고 나서 매매 건수가 대폭 줄었다. 안심뉴타운 인근 주택단지와 오피스텔 건물을 합치면 170여 세대가 미분양 상태고, 기존 분양 계약을 취소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안심뉴타운 일반상업구역 일대에 상가가 들어서고 있지만 대부분 공실로 남아 있다. 임대문의 현수막이 곳곳에 붙은 모습. 김유진 수습기자
안심뉴타운 일반상업구역 일대에 상가가 들어서고 있지만 대부분 공실로 남아 있다. 임대문의 현수막이 곳곳에 붙은 모습. 김유진 수습기자

이케아 입점 무산에 따라 이곳과 접한 일반상업용지 역시 된서리를 맞았다. 대구도시개발공사 에 따르면 이달 26일 기준 안심뉴타운 내 신축 상가 대다수는 공실로 남아 있다.

또다른 부동산중개업소 대표 B씨는 "건물을 짓고도 1년 째 공실상태인 상가도 있다. 일반상업용지 57개 필지 중 분양된 50필지 중에서도 절반가량은 다시 매물로 나온 상태"라고 했다.

택지와 인접한 일반상업구역마저 공실투성이 '유령상가'가 되면서 주민들도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식당가나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서긴커녕 인적이 드문 공간이 되면서 통행하기도 무섭다는 것이다. 인근 주민 남모(30) 씨는 "보기에도 좋지 않고 생활도 불편하다. 요즘 부동산 경기에 새로 나설 매수자가 있을 지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현재 대구시도 이곳 유통상업용지 새 매수자를 찾고 있지만 이케아에 버금가는 유통업체를 찾기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대세다.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금리에 온라인 중심의 유통시장 재편 움직임 속에 국내외를 막론하고 신규 매장을 만드는 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시와 대구도시개발공사는 신규투자자 유치 노력을 계속 이어간단 방침이다. 대구도시개발공사 관계자는 "대형유통업체 유치 노력을 이어가는 게 상권 발전과 동구 주민들을 위해서도 올바른 기조라고 본다"면서 "매수자를 확보하기 위해 필지 분할을 할 수도 있지만 최후에야 고려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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