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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호 서문시장상가연합회 신임 회장 "서문시장 온라인화 이끌 것” [이코노피플]

"쿠팡·네이버 온라인 점포처럼…유통망 변화 추세 발맞춰갈 것"
기존 오프라인서 재편 추진…상인들에 디지털 교육 지원
주차공간 부족 문제 해결도

지난 26일 박종호 서문시장상가연합회 신임 회장이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한소연 기자
지난 26일 박종호 서문시장상가연합회 신임 회장이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한소연 기자

지역 최대 전통시장 서문시장의 신임 상가연합회장으로 취임한 박종호(50) 회장은 최근 온라인 마켓 활성화 추세에 발맞춰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 신임 회장은 지난 8일 취임한 후 한달 가까이 서문시장 1지구, 2지구, 4지구, 5지구, 동산상가, 건해산물상가 등 총 6개 지구를 샅샅히 돌아보며 서문시장 발전을 위한 목표 설정에 나섰다.

대구에서 나고 자란 박 회장은 25년 가까이 서문시장에 몸 담았다. 졸업 후 서울 소재 회사에 취업했지만 IMF 시기와 맞물리는 등 상황이 여의치 않자 40여 년 넘게 서문시장에서 장사를 한 부모님의 뒤를 잇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1999년부터 가정용 카펫과 침구류 등을 판매하는 '디케이데코앤제니'를 운영해오고 있다.

박 회장의 열의는 사업장을 이끌던 시절부터 남달랐다. 그는 매년 대형 섬유전시회가 열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프랑스 파리를 찾았다. 전 세계적인 가정용 직물과 패션에 관한 직물 박람회가 매년 열리기 때문이었다.

외국 디자이너에게 원단과 소품들을 직접 수입해 봉제는 국내 업체에 맡기는 방식으로 수입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유통했던 박 회장의 사업은 승승장구했다. 당시 서문시장에서는 수입산 고급 제품을 팔지 않았던 탓에 그의 매장은 항상 붐볐다.

사업 수완이 좋던 박 회장이 상인들의 인정을 받게 된 건 12년 전 동산상가 1층의 번영회장을 맡게 되면서부터다. 동산상가는 각 층마다 200여 개의 매장이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그 중 1층은 관리가 가장 까다로운 층으로 유명했다고 그는 증언했다.

박 회장은 "1층 상가 특성상 내외부를 같이 쓰는 바깥 점포가 많은데 그 분들이 사용하는 외부 땅은 엄연한 공유지분임에도 재산권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상인들의 화합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은 바깥 부지가 공유지라는 것을 명확하게 일 뿐이라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그는 "바깥 점포의 땅은 전체 소유이며 공공 목적의 사용을 요청할 시에는 땅을 내줘야 한다는 것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법적 다툼도 불사하며 강경하게 나갔다"며 "그것이 상인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리더십을 인정 받은 박 회장은 2022년부터 2년간 동산상가번영회 회장과 연합회 부회장직을 역임했다. 서문시장 100주년 기념행사에 최초로 대통령 내외를 초대했고 큰장가요제 기획, 한국폴리텍대학 영남융합기술캠퍼스와 업무 협약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서문시장의 발전과 활성화에 힘썼다.

박 회장은 상인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것부터 시작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동산상가 1층 회장을 맡을 때부터 매장에 함께 모여 다른 상인들의 이야기를 청취하곤 했다"며 "다양한 의견이 반영될 때 가장 합리적인 결론이 나온다는 믿음으로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회장의 임기는 2년이다. 그는 취임사에서 서문시장의 당면 과제인 주차 공간 문제, 시설 현대화 사업 등 각종 문제를 조금씩 해소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박 회장은 "도시철도 3호선 서문시장 역사를 넓히는 사업뿐만 아니라 동산병원 특성화병원 지정 등 서문시장을 찾는 고객의 편의를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박 회장이 꾸려나갈 서문시장 미래 모습은 '온라인화'다. 그는 "현재는 유통망이 쿠팡이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모두 온라인 위주로 재편됐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함께 발전시켜야 하는 것이 전통시장이 당면한 현실"이라고 밝혔다.

상인들의 온라인 교육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박 회장은 "정부에서 디지털 육성 지원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사업에 지원하려고 해도 나이드신 상인분들은 겁이 나 시도조차 못하고 있는 것이 현주소"라며 "상인들이 온라인에 친숙해 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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