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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가 7억원? 분양가가 왜 이래…올해 첫 분양 아파트 논란

서구 내당동 반고개역푸르지오 분양가 7억3천900만원
시행사 "들어가는 비용 최소화해서 가장 낮게 잡은 분양가"
다른 후분양 단지들도 걱정…시장 상황도 악화

대구 상공에서 바라본 아파트 풍경. 매일신문 DB
대구 상공에서 바라본 아파트 풍경. 매일신문 DB

대구의 올해 첫 신규 분양 단지가 예상을 뛰어넘는 높은 가격으로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였다. 주변 단지보다 1억원 이상 비싼 가격을 선보이자 시장에선 조롱에 가까운 반응을 내놓고 있다.

240가구 규모로 대구 서구 내당동에 자리 잡은 민간분양 단지인 반고개역푸르지오가 2일 입주자 모집공고를 발표했다. 입주자 모집공고를 통해 분양가가 공개되자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84㎡ 기준 평균 분양가가 7억3천900만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반고개역푸르지오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중구 남산자이하늘채의 실거래가가 6억원대에 형성되어 있는 것과 비교하면 1억원 이상 비싼 가격이다. 남산자이하늘채는 지난 2022년 3월 준공된 1천368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다.

대구에서 7억원대라면 시장의 선호도가 높은 수성구 범어동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는 금액대다. 고분양가 논란에 대해 시행사는 어쩔 수 없었다는 반응이다. 들어가는 비용을 최소화해서 가장 낮게 잡은 분양가가 현재 분양가라는 설명이었다.

시행사 관계자는 "시행사 이윤 없이 공사비, 토지 매입비, 금융비용 등 원가 그대로 책정했다. 적자 보는 금액으로 분양할 순 없었다"며 "조금 더 일찍 분양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크다. 사용승인도 받았고 오는 6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확장비, 옵션비도 포함된 가격이다"고 설명했다.

반고개역푸르지오 분양은 올해 분양을 앞둔 후분양 단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른 후분양 단지들도 고분양가 논란을 피하기 어렵고, 시간이 지날수록 준공 후 미분양 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갚지 못해 공매 절차가 진행 중인 빌리브 헤리티지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대구 부동산 시장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서서히 회복한 아파트 거래량은 4월~10월까지 2천건대를 유지했지만 연말에는 11월 1천889건, 12월 1천486건으로 쪼그라들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을 보면 대구의 아파트 매매 가격지수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고 하락폭도 커지고 있다. 다만 지난달부터 신청을 받기 시작된 신생아특례보금자리론의 등장으로 거래가 회복될지는 지켜볼 대목이다.

송원배 대구경북부동산분석학회 이사는 "신생아특례대출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대상이 제한적이고 준비된 예산도 27조원으로 특례보금자리론보다 적다"며 "일반 대출은 2월부터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적용되어 최대 16%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중산층은 내 집 마련 기회가 점점 좁아지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준공 후 미분양 단지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 "올해는 할인 분양이 더욱 본격화되면서 기다려보자는 심리가 우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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