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척추관절 클리닉] 빼앗길 들에도 봄은 오는가?

우동화 대구 올곧은병원장
우동화 대구 올곧은병원장

매년 꽃피는 봄이 오면 기쁜 일만 있지는 않았던 것 같다. 3월 첫째날은 지난날 일제강점기하에서 우리의 독립의지에 불을 지피는 운동 중 하나인 3·1운동이 있었던 날이며 이를 기리는 날이다. 일제강점기하에서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수많은 고초를 겪고도 독립을 향한 확고한 의지는 꺾이지 않았고 끊임없이 노력하였기에 마침내 독립의 기쁨을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이다.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것들이 사실이 아닌것도 있을 법, 오직 우리를 위한다며 펼친 온갖 수탈정책들은 결국 일본제국주의의 유지와 자국(일본)내의 문제들을 감추기 위한 하나의 방편에 불과하였던 것이다. 이런 일제의 만행을 두고 볼 수 없었기에 우리의 선조들은 분연히 떨쳐 일어났던 것이다.

비정상적이었지만 사명감,책임감으로 당해오며 참고있었던 일을 마치 당연하다고 떠벌리고 통치자의 말을 안들으면 서대문 형무소로 보내버린다는 둥 21세기 대한민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허무맹랑한 말로 우리의 선조들을 겁박 하였을 것이다. 또한, 관변언론을 통제하고 이용하여 진실과 거리가 먼 이야기, 일제의 입맛에 맞는 기사를 쏟아내기도 하고 계층간 갈등을 유발할 자극적인 말들을 하며 협박하였지만 우리의 선조들은 이에 굴하지 않았고 우리 모두의 민족을 위해 헌신하고 노력하여 결국 진실의 봄을 맞이하였던 것이다.

이제 한 달여만 있으면 우리 대구의 꽃인 목련이 흐드러지게 피어날 것이다. 목련이 폈다 질 때 쯤이면 진실의 봄은 다가와 있었을 것이다. 우리 지역(들안길)을 배경으로 반일 민족의식을 표현하고 일본 제국주의 통치에 대한 비탄, 허무, 저항 등의 감정을 녹여낸 시인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는 작품을 지면을 통해 간단하게 나누려한다.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길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 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나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 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국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를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혼자라도 가쁘게나 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 이가 지심 매던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여 다오
살찐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우스웁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 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령이 지폈나 보다.
그러나 지금은 ―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우동화 대구 올곧은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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