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동아시아 경제 패권

박상전 논설위원
박상전 논설위원

일본과 중국 등 주변국들의 경제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소식이 곳곳에서 들린다. 침체의 그늘에서 좀처럼 빠져나올 기미가 없는 우리로선 부러운 일이다. 이러다가 동아시아 경제 패권국은커녕 우리만 선진국 대열에서 탈락하는 처지에 놓이지 않을지 우려스럽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내놓은 '경기 회복 기대감 속 수출·내수 경기 양극화' 보고서에 따르면 회복을 노렸던 우리 경제는, 지난해에도 실망스러운 성적을 받아 들었다. 수출이 소폭 반등했으나 대(對)중국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불안 요인이 여전했다. 보고서는 특히 '금리에 따른 실질 구매력이 위축되며 내수 시장의 회복력이 기대보다 미약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내수 침체는 구매력 감소가 원인인데, 소득이 감소한 반면 물가가 크게 올라 소비가 사라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우리 경제는 기대했던 'V자형' 반등은 고사하고 'U자형' 반등도 어려운 상황에 몰렸다.

반면 이웃 나라인 일본과 중국의 경제 상황은 우리와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일본은 닛케이 지수가 4만 선을 돌파하면서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탈출 선언을 예고했다. 1990년대 거품경제 붕괴 후 '잃어버린 30년'의 침묵을 깨고 상승 곡선에 올라탔다. 이는 2012년부터 추진해 온 '아베노믹스' 정책과 기업 지배구조 개혁 등의 효과가 누적된 데 따른 결과다.

중국 경제의 반등도 예사롭지 않다.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중국의 수출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했으며, 이는 세계 2위 경제 대국의 기반을 찾는 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올 초 두 달 동안에만 수출이 7%나 급증했고, 국채 수익률이 덩달아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8개월 만에 반등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에서 벗어났다. 부동산 위기와 디플레이션에 시달리는 베이징시는 올해 경제성장 목표를 5%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우리가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자리 잡으려면 동아시아권 경제 패권에서 밀리면 안 된다. 경제 훈풍을 타고 성장 반열에 재진입해야 한다. 이를 위해 경제 주체의 과감한 투자와 정부의 내수 진작 정책이 조속히 실현돼야 한다. 정치권의 협조와 경제구조 개혁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제고도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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