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2일은 서해 수호의 날이다. 법정기념일인 이날이 낯선 이유는 우선 2016년 제정돼 기린 지 올해로 9년밖에 되지 않아서일 것이다. 또 매년 3월 넷째 금요일 '요일제 기념일'이기 때문에 매해 날짜가 바뀌고, 그러니 삼일절(3월 1일)이나 2·28민주운동기념일(2월 28일)처럼 숫자가 곧 이름인 기념일들에 비해 기억이 힘들 수 있다.
사실 숫자로 서해 수호의 날을 설명하려면 여러 가지를 들어야 한다. 제2연평해전(2002년 6월 29일)과 천안함 피격 사건(2010년 3월 26일), 연평도 포격 도발(2010년 11월 23일)로 희생된 서해 수호 55영웅 및 참전 장병의 공헌을 기리는 날이어서다. 이 가운데 희생자가 가장 많았던 천안함 피격이 발생한 3월 말에 기념일이 배치됐다.
현충일(6월 6일)을 필두로 의병의 날(6월 1일), 6·10만세운동기념일(6월 10일, 순종의 장례식 때 발생한 독립만세운동을 기념하는 날), 6·25전쟁일(6월 25일)이 한데 모인 호국 보훈의 달 6월에 역시 같은 달 발생한 제2연평해전을 매개로 기념일을 배치해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그건 달력 한 장에 몰아넣어 해결하자는 편의주의다.
실은 6월을 가득 채워 추모해도 모자란 게 우리 역사인데, 여기에 21세기 들어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전 같은 굵직한 사건이 추가돼 6월도 부족하다는 얘기를 할 수 있다. 21세기에도 전쟁은, 정확히는 북한의 도발은 끝나지 않았고, 최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발발은 호시탐탐 전쟁으로 몸집을 키울 기회만 노리는 도발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 이걸 잊지 않으려면, 6월 말고도 3월에, 또한 다른 그 어느 시기에 현실을 일깨우는 기념일이나 행사 같은 게 여럿 필요해 보인다.
물론 이런 기능을 따지기 전에 사람 대 사람의 추모가 먼저다. 쉬운 방법은 이름들을 눈에 담는 것이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을 통해 고려를 지키다 전사한 양규와 김숙흥 등 비교적 덜 알려졌던 호국 영웅들이 부각됐고, 이젠 그들의 이름을 외우기까지 하는 사람이 제법 된다. 평화가 불완전한 시대에 대중매체가 발휘한 기능이자 미덕이다. 기념비 앞에 서면 손으로 어루만질 수 있고, 인터넷 '서해 55용사 사이버 추모관'에 접속해선 얼굴도 접할 수 있는, 서해 수호 55용사의 이름은 다음과 같다.
▶제2연평해전(6명): 故(고) 윤영하 소령, 故 한상국 상사, 故 조천형 상사, 故 황도현 중사, 故 서후원 중사, 故 박동혁 병장
▶천안함 피격(46명): 故 이창기 준위, 故 최한권 원사, 故 남기훈 원사, 故 김태석 원사, 故 문규석 원사, 故 김경수 상사, 故 안경환 상사, 故 김종헌 상사, 故 민평기 상사, 故 최정환 상사, 故 정종율 상사, 故 신선준 상사, 故 박경수 상사, 故 강준 상사, 故 박석원 상사, 故 임재엽 상사, 故 손수민 중사, 故 심영빈 중사, 故 조정규 중사, 故 방일민 중사, 故 조진영 중사, 故 문영욱 중사, 故 박보람 중사, 故 차균석 중사, 故 이상준 중사, 故 장진선 중사, 故 서승원 중사, 故 서대호 중사, 故 박성균 중사, 故 김동진 중사, 故 이용상 하사, 故 이상민(88) 하사, 故 이재민 하사, 故 이상희 하사, 故 이상민(89) 하사, 故 강현구 하사, 故 정범구 병장, 故 김선명 병장, 故 안동엽 병장, 故 박정훈 병장, 故 김선호 병장, 故 강태민 상병, 故 나현민 상병, 故 조지훈 상병, 故 정태준 일병, 故 장철희 일병
▶천안함 실종 장병 구조 작업 중 전사(1명): 故 한주호 준위
▶연평도 포격 도발(2명): 故 서정우 하사, 故 문광욱 일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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