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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이후 폭발할 건설업계 위기? 신용등급 강등으로 불안감 가중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2024년 1분기가 시작과 함 주요 건설사들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하향 조정되며, 건설업계 전반에 자금 조달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총선을 지나면서 부동산 시장의 잠재된 위험 요소인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가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라는 '4월 위기설'이 시장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와 한국신용평가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GS건설, 신세계건설, 한신공영, 대보건설 등 국내 주요 건설사 4곳이 신용등급 혹은 등급전망에서 강등의 고배를 마셨다.

이는 건설업계의 자금 조달 능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며, 건설 프로젝트의 진행과 신규 사업 확장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신호로 해석된다.

GS건설은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 모두에서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었으며, 이는 국내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모두 등급 강등을 받은 상태다.

업황의 전반적인 악화와 더불어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라는 특수한 사건이 GS건설의 신용도 하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 사건은 영업정지 처분과 함께 GS건설의 사업 경쟁력 약화, 주택 브랜드 '자이' 이미지의 심각한 훼손으로 이어졌다.

신세계건설 역시 신용등급 하향의 아픔을 겪었다. 대구 지역을 중심으로 한 분양실적의 장기적인 부진, 미분양 현장으로 인한 손실, 공사 원가 상승, 그리고 PF 우발채무 리스크 증가가 주된 이유로 꼽힌다.

신세계건설의 이러한 실적 부진은 모기업인 이마트의 신용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으며, 이마트의 신용등급 또한 최근 강등된 상태다.

한신공영과 대보건설 역시 신용등급 전망의 하향 조정을 받았다. 이러한 신용도 저하는 해당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을 통한 시장 자금 조달 시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4월 위기는 없다"고 강조했지만, 신용도 하락이 지속될 경우 시장의 불안은 불가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들의 신용도가 하락하면 공모채 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며, 특히 A급 이하의 건설사는 사모채 시장이나 기업어음 발행, 신용보증기금 보증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더 나아가 일부 건설사들은 계열사로부터의 직간접적 지원을 받으며 버티고 있는 형국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건설업계와 금융권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신용도 하향 조정이 이어질 경우, 자금 조달의 어려움은 물론 사업의 지연이나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위축된 사업환경을 고려하면 차입금 의존도가 AA급 25%, A급 30%, BBB급 35%를 웃돌기 시작하면 신용도 하향 압력이 확대된다고 볼 수 있다"며 "A급과 BBB급의 경우 전반적으로 현 신용도 유지에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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