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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 것 없는 '이재명호' 민주당…앞으로 정국 어떻게 흘러가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중구의 한 아파트단지 앞에서 박성준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중구의 한 아파트단지 앞에서 박성준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을 필두로 한 범야권이 4·10 총선에서 압승한 가운데 원내 1당이 된 민주당이 '이재명식 포퓰리즘'에 속력을 붙이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의석 구조상 국정 주도권이 국회로 넘어간 터라 윤석열 대통령은 임기를 3년이나 앞두고 조기 레임덕(권력누수)에 내몰렸고, 의회 권력을 거머쥐며 거칠 것 없어진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차기 대권을 향한 포석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홍석준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 부실장은 10일 국회 상황실에서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 결과를 보고서 "21대 국회에서도 민주당이 180석으로 입법 독주를 해왔다"며 "입법 독주 결과 시장경제 질서나 사법 질서를 파괴한 많은 법이 국회에서 양산됐는데 이런 악습이 22대 국회에서도 재현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수 정치권이 느끼는 위기감은 홍 부실장 메시지보다 더 크다. 일부 전망대로 '야권 200석'이 현실화되면 이론적으로는 야권이 개헌·탄핵도 추진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도 무력화된다. 대통령은 국정과제 실현을 위해 야당의 협조를 구할 수밖에 없어 국정 추진력이 급속히 허물어지게 된다. 여기에 여당이 다음 선거를 고려해 거리두기를 본격화하면 그야말로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하게 된다.

반대로 정국 주도권을 쥔 야권은 '민심의 추인'이라는 명분으로 여권을 압박하고, 윤석열 정부 심판 정국을 확장해 나가는 데 주력할 공산이 크다. 차기 대권을 노리는 이재명 대표는 정치적 선명성을 노리고 더욱더 '밀어붙이기 식'으로 정국을 운영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 대표의 정치 성공 공식을 좋게 말하면 '보편 복지'이고 나쁘게 말하면 '포퓰리즘'"이라면서 "이번 총선을 앞두고도 전 국민을 대상으로 1인당 25만원씩 4인 가구 기준 100만원까지 지역화폐로 지원하는 내용의 '민생회복지원금' 공약을 발표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에 맞춰 '삶의 질 수직상승'을 콘셉트로 하는 총선 정책공약집을 펴냈다. 이제 누구도 이 흐름에 속도 조절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기에 보혁 갈등 구도는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이 원내 1당이지만 단독으로 '매직 넘버'를 달성한 게 아닌 만큼 범야권과 공조가 필요한 국면마다 이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고 이런 모습이 전통적 보수 지지층과 대치가 극렬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21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정의당 등 군소야당과 공수처법 등의 패스트트랙 추진에서 보여준 전례가 그 근거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공약한 '사회연대임금제'가 자유시장경제 원칙에 어긋난다는 논란이 있다. 심지어 비례대표 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 참여한 진보당의 강령에는 한미 관계 해체라든지 재벌 독점 경제 해체, 교육·주거·의료 무상 제공 등 보수 지지층이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와 충돌하는 지점이 있다"면서 "보수 지지세가 강한 대구경북에서는 국회 상황이 한동안 혼란스러운 모습으로 비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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