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가 임금협상을 둘러싼 입장이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17일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처음으로 노동조합이 단체행동을 진행했다.
삼성전자에서는 1969년 창사 이후 한 번도 파업이 벌어진 적이 없다. 지난 2022년과 2023년 임금교섭이 결렬됐을 때 노조가 조정신청을 거쳐 쟁의권을 확보했었지만 실제 파업 등 단체행동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삼성전자 노조 중 최대 규모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이날 삼성전자 경기 화성사업장 부품연구동(DSR) 앞에서 약 2천명(노조 추산)이 참가한 가운데 문화행사를 열었다.
노조는 이날 행사를 애초 DSR 1층 로비에서 열 계획이었지만, 안전 등의 문제로 사측이 진입을 막으면서 사옥 앞에서 진행됐다.
사측이 지난 주말 로비에 화단을 조성한 것을 두고는 노조가 행사를 방해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양측 간 갈등을 빚기도 했다.
앞서 삼성전자 사측과 전삼노는 지난 1월부터 교섭을 이어왔다. 그러나 임금인상률과 휴가 제도 등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지난달 18일 교섭이 결렬됐다.
임금인상안의 경우 사측은 5.1%, 노조는 6.5%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개로 사측은 사용자 위원과 근로자 위원이 참여한 노사협의회에서 별도로 임금 조정 협의를 거친 끝에 올해 평균 임금인상률을 5.1%로 결정했다.
반면 전삼노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까지 무산되자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합법적으로 파업을 실시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했다.
전삼노를 포함해 삼성전자 5개 노조가 참여한 투표를 실시한 결과 전체 조합원의 74%가 쟁의행위에 동의했다. 다만 투표 참여율이 낮았던 DX노조는 조합 차원으로는 쟁의에 불참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날 전삼노 측은 파업 돌입 가능성에 대해 "파업이 일어난다면 타격은 사측뿐 아니라 노측과 국민들까지 입을 수 있다"면서도 "사측에 전향적 변화가 없다면 결국 파업으로 가는 길로 내모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삼노는 내달 24일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에서도 같은 행사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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