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십여 년 눈비에 깊숙이 젖어버린 삶, 언제쯤 활짝 개어 꿈인 듯 내다 말릴까. 하늘도 어쩌지 못해 보고만 계신 걸까. 이젠 모두 잊고 담담히 걸어가야겠다."('시인의 말')
시인은 지나간 시간의 깊이를 복기하면서 현실세계와 이상세계를 아우르는 적빈(赤貧)과 청아(淸雅), 적요(寂寥)의 시세계를 적시하고 있다. 긴 세월 걸어온 발자국에 찍힌 허무를 주워 만지작거리다 그 허무를 새로운 의미로 재생시키는 식이다.
"끙끙 앓는 소리라도 내 보렴/ 살아있다는 건 숨 쉬는 것/ 존재 증명이란 죽기보다 더 어렵다."(시 '생존연습' 중)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은 힘든 여정을 끝까지 내려놓지 않는 데에서 진정한 삶의 의미가 부여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생존의 힘은 그저 존재하는 일 그 자체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음을 강조한다.
"한 번 보고 두 번 봐도/ 그러 다 피고 지는/ 그냥 그런 꽃이지만/우리 여기 머무름도/ 그중 그런 꽃 하나라네."(시 '그런 꽃')
시인은 무언가 소진돼버린 빈 공간에서 새로 돋아나는 가치를 낚아 올려내는 혜안을 가졌다. 고달팠지만 결코 헛되지 않았을 인생이 한구석에 감춰져 있다 희망과 사랑의 이름으로 들춰져 보여지고 있다. 124쪽,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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