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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물가자미축제, 방문객 확 줄어 '썰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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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같은 프로그램에 올해는 날씨마저 외면
영덕군, "지역민과 관광객들 위해 축제 점검하고 변화하겠다"

물가자미 맨손잡기 체험장. 박승혁 기자
물가자미 맨손잡기 체험장. 박승혁 기자

"프로그램 내용도 매년 별반 다를 게 없는데다 하늘(비)마저 돕지 않으니 행사장을 찾는 사람이 확 줄었습니다"

지난 3~5일 열린 '영덕 물가자미 축제'와 관련, 6일 영덕군민 등 방문객들은 "축제가 변하지 않으면 주최자만 남는 행사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놨다.

연휴가 시작하는 날이자 축제 개막식이 열린 지난 4일은 행사장을 찾아가는 길부터 관광객들의 화를 돋웠다. 삼사해상공원~강구항 구간의 지루한 정체가 끝나나 싶더니 국도유지관리사무소가 이날 오후 갑자기 축산항으로 향하는 2차로의 1개 차로를 막으며 산비탈 보강 등 공사를 진행해 차량이 거북이걸음을 거듭했다.

어렵게 다다른 축산항 주차장은 예상과 달리 한산했다. 주차장을 중심으로 외지 상인들이 마련한 물품 판매 천막도 예년과 비교하면 60~70%수준에 불과했다.

한 상인은 "지난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4년 만에 열린 행사여서인지 사람들이 제법 찾았는데, 올해는 적자다. 찾는 사람들도 행사장을 한번 둘러보곤 바로 다른 장소로 이동하기 바빴다"고 했다.

영덕물가자미축제 개막식이 열린 4일 오후 영덕~축산으로 향하는 길이 공사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박승혁 기자
영덕물가자미축제 개막식이 열린 4일 오후 영덕~축산으로 향하는 길이 공사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박승혁 기자

영덕물가자미축제추진위원회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에서 올해 행사를 준비했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관광객들 취향 때문인지 행사장에 대한 호평은 거의 없었다. 그 대신 올해 초 열린 영덕대게 축제와 비교하며 '관광객을 위한' 행사로 바꿔 달라는 요구가 이어졌다.

가수 초청 등 소모성 지출을 줄이고, 영덕물가자미를 저렴하게 맛보거나 구매할 수 있는 혜택을 늘려야 한다는 주문이다.

실제 지난 대게축제는 소모성 지출을 모두 없애고서 축제장 방문객 모두가 대게를 맛보거나 구매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편성, 평년보다 2배 가량 많은 사람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이번 물가자미축제장에서도 방문객을 위한 행사가 있었으나 큰 호응을 받지는 못했다. 물가자미 맨손잡기 체험은 초반 사람을 모았으나 참가비가 2만원으로 비싸 발길을 돌리는 이들이 많았다.

한 군민은 "체험 비용으로 2만원은 과하다. 즐거움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비용을 적정하게 책정해야 하는데 그런 고민이 없다"고 했다.

4일 개막식을 앞두고 관광객 대상으로 노래자랑이 열리고 있다. 박승혁 기자
4일 개막식을 앞두고 관광객 대상으로 노래자랑이 열리고 있다. 박승혁 기자

물가자미를 저렴하게 판매하는 코너 또한 허술한 관리 탓에 돈을 내지 않고 물건을 마구 집어가는 일부 소비자들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가공한 물가자미를 '할인 판매'하는 코너도 정상가보다 품질이 떨어지는 상품으로 구설에 올랐다.

주변 식당들도 모처럼 몰려온 관광객 특수를 노린 듯 비슷한 가격에 적은 음식을 내놔 눈총을 샀다.

창원에서 이곳을 찾은 안모(47) 씨는 "최근 가족과 다녀간 대게 축제가 너무 좋아서 이번 행사를 다시 찾았는데 질서도 없고 관리도 안 됐다. 물건도 주변 시장보다 비싸 주머니를 선뜻 열지 못하겠다"고 했다.

축제는 결국 5일 쏟아진 비와 함께 조용히 마무리됐다.

영덕군 관계자는 "축제위원회가 열심히 준비했지만 결과만 봤을 때는 분명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원점부터 검토해 지역민과 관광객들에게 사랑 받는 축제를 만들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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