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농촌일손돕기에 관심과 동참을

김주령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

김주령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
김주령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

농번기 일손이 많이 달리는 농촌 현실을 빗댄 속담처럼, 요즘 우리 농촌은 인구 감소와 급속한 고령화로 일손이 모자라 아우성이다.

경북은 사과와 포도, 복숭아, 자두 등 우리나라 대표 과일의 최대 주산지다. 특히 고추와 마늘, 양파, 감자 등 계절성 인력 수요가 많은 다양한 품목을 생산해 매년 봄철 농번기와 가을철 수확기에 인력 수요가 집중된다.

우리 농촌에서 65세 이상 고령 농가는 매년 증가해 농가 인구의 절반을 차지한다. 농업의 특수한 계절성 때문에 극농번기 인력 수요에 대한 공급은 농가나 농촌 자체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 지 오래다.

경북도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국내외 인력 공급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주요 품목 주산지를 중심으로 중점 관리 시군 10곳을 선정해 농번기 인력 수급 상황을 집중 관리하고, 역내 또는 인근 지역에서 인력을 수급하기 어려운 청송과 영양, 봉화, 울진 등 4개 시군에서 체류형 영농작업반을 운영한다.

체류형 영농작업반은 도시 등 외지 근로자에게 숙박·교통비를 제공하고 1개월가량 농촌에 머물면서 일하도록 돕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도·농 동반 성장을 유도하고 숙련된 근로자를 적재적소에 공급해 농가의 만족도가 높다.

11월 말까지는 농번기 농업 인력 수급 지원 TF상황실을 운영하고, 국내 인력 공급 확대를 돕는 농촌인력지원센터와 중개센터를 전 시·군 50곳으로 확대 운영한다.

해가 갈수록 호응이 높은 외국인 계절근로자도 올해 상반기에만 역대 최대인 8천873명을 배정받았다. 1개월 미만의 단기 인력이 필요한 농가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자 공공형 계절근로센터를 7개 시·군 11곳으로 확대 운영한다.

이런 공적 영역의 지원에도 농가에서 가장 많은 인력이 필요한 봄철 파종기와 가을철 수확기엔 비싼 품삯과 웃돈을 주고서도 일할 사람을 구하기 힘든 실정이다. 이로 인해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장바구니 물가가 치솟아 오롯이 소비자 몫으로 돌아온다.

이에 경북도는 국민 참여형 농촌일손돕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편다. 국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봄·가을 농번기에 집중적으로 행하는 농촌 봉사활동이다.

도내 22개 시·군과 농협중앙회 시·군지부가 참여자를 상시 모집해서 고령농, 독거농, 장애농 등 취약계층 농가를 중심으로 맞춤 매칭한다.

실제 농촌일손돕기에 참여한 많은 이들이 농민들의 삶을 직접 체험하면서 농촌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고, 농업은 단지 식량 생산 활동이 아니라 우리 삶과 문화를 지탱하는 근간임을 느꼈다고 한다.

나는 지난해 농축산유통국 직원들과 영덕, 상주에서 사과 적과를 하면서 농촌일손돕기를 직접 체험했다. 손에 익지 않아 서툰 작업으로 바쁜 시기에 괜히 민폐나 끼치지 않을까 걱정도 있었으나, 농장주께서 "직원들과 구슬땀을 흘리며 일하는 모습에 힘을 얻었다"며 고마움을 전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지금이 농촌에서는 일손이 가장 절실한 시기다. 공무원, 농협 등 공공기관과 군부대, 기업, 대학 등 각계각층이 참여해 농촌일손돕기 참여 분위기를 확산히고, 인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도움을 줘 일손돕기의 실효성을 높이도록 국민적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과거 한창 일손이 부족한 농번기이면 이웃 간 품앗이와 대학생 농활을 통해 정을 나누면서 일손도 덜던 시끌벅적한 농촌 풍경이 있었다. 이를 다시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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