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기초의회 국외연수가 세금 낭비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대구 달서구의회 의원들이 연수 기간 동안 과한 음주로 물의를 빚은 것으로 확인됐다. 5천만원이 넘는 혈세가 쓰였지만 연수 효과도 의문스럽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3일 달서구의회에 따르면 달서구의원 12명과 의회사무국 직원 3명 등 15명은 지난달 14일부터 21일까지 6박 8일 동안 호주, 뉴질랜드 일대로 국외연수를 다녀왔다. 총 연수 경비는 5천717만3천250원으로 일부 개인부담금을 제하고 5천250만원의 세금이 투입됐다. 이들은 달서구에서 추진 중인 정책사업에 대해 벤치마킹을 위해 국외 출장을 떠났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국외연수 중에 음주가 끊이지 않으면서 연수 일정에 차질이 생긴 것은 물론 의원들 간에 다툼도 일어났다는 점이다. 달서구의회 의원들은 대구에서 인천공항으로 향할 때부터 고속도로 인근 식당에서 음주를 시작했고, 이후 버스 안에서도 술판은 계속됐다.
이들은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도 식사 때마다 와인과 맥주 등을 함께 마셨고, 급기야 술을 마시지 않는 일부 의원들이 술을 자주 마시는 의원들에게 공금을 더 내놓으라고 요구하며 말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A 의원 등 의원 5명은 기존에 공금으로 냈던 20만원에다가 10만원씩 추가 경비를 내기도 했다.
이 중 A 의원은 숙소 방 배정 문제를 두고 일부 의원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A 의원이 몸이 안 좋다는 이유로 의회 사무국 직원이 쓰던 독방을 쓰려고 하자 일부 의원들이 숙취 탓이 아니냐며 강하게 반발했기 때문이다. A 의원은 건강상의 이유로 실제 연수 일정 중 하루는 연수 일정을 소화하지 않고 숙소에 머물러 있기도 했다.
의원들이 매 끼니 음주를 하는 등 해이한 분위기 속에 실제 연수도 부실하게 진행됐다. 당초 달서구의회 공무국외출장 계획서 반영된 방문기관 16곳 중에 관계자와 간담회 등 소통을 나눈 곳은 노인복지센터 등 3곳에 불과했다.
당시 연수를 갔던 한 의원은 "방문했던 곳도 벤치마킹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던 것도 아니다. 우리보다 부족해 보이는 곳도 있었다"며 "방문기관 대부분 단체사진을 찍고 나오는 것에 그쳐 연수 목적 자체가 불분명했다"고 털어놨다.
이번 연수 단장직을 맡고 있던 정순옥 의원은 "원래 관계자와 만남은 처음부터 3곳이 예정돼있었다. 공금은 몇몇 의원들이 간식비 명목으로 돈을 더 낸 것"이라며 "음주나 방 배정 등에 관해서는 따로 할 얘기가 없다"고 해명했다.
시민단체에서 매년 되풀이되는 문제를 막기 위해서라도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광현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매년 언론과 시민단체가 지적을 하지만 나아지지 않는다. 지방의회 무용론이 반복되고 있다"며 "지방의회 의원들이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공천권자의 적절한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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